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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찬 Aug 07. 2024

식자들

바람은 당신의 아픔을 아는 자다

그 건들거리는 한줄기 부채로

그 뜨거운 가슴을 식힌다


꽃들은 당신의 이름을 아는 자다

그 생동거리는 입술을 한 움큼 가져와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새들은 당신의 무료함을 아는 자다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그 청량한 목소리로 

그 상념을 벗어나도록 노래한다


고양이는 당신의 후회를 아는 자다

어제 마신 술의 숙취로 세상을 보다가

그들의 검은 눈망울과 마주치자

우리의 다짐을 빛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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