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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Aug 05. 2019

너희 아닌 우리의 두 번째 기록 - 2

D+803, D+6

금요일까지 수월한 도하 보기를 끝내고 이제부터 혼자 도하와 함께 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나는 육아에 열심히 참여하는 편이라 아이랑 둘이 있는 게 익숙하다. 꽤 많은 시간 둘이 있어봤기 때문에 걱정이나 위화감 같은 건 없다. 그렇지만 와이프는 도하가  두 돌이 지나고 나서 점점 자기주장이 강해진 이후로 아빠와 단둘이 하루 종일 있어본 적이 없어다는 면에서 좀 걱정을 했었다.


토요일은 어머님이 반나절 이상 도하를 봐주셔서 너무 수월했는데, 일요일은 어려웠다. 아침에 도하의 기저귀가 세서 새벽 4시 50분부터 일어난 것부터가 매우 힘들었는데, 식사를 안 하겠다고 생떼를 부리더니 음식을 입에 넣고 뱉기를 반복해서 순간적으로 폭발을 해버렸다.


아무래도 말을 잘 못하는 도하지만 말을 정말 다 알아듣는데, 한번 마인드 컨트롤 잘해서 엄하게 꾸짖고 사과까지 한 행동을 금방 다시 할 때는... 이성의 끊을 잘 잡고 있기가 어렵다.

이렇게 이쁜짓도 한다-자기가 쓴 의자 자기가 정리 중


아무리 그래도 아이에게 화를 낸다는 것은 여러모로 좋을 것이 없다. 더욱이 내가 어른 아닌가.


물론 아이에게 화를 냈다고 막 죄책감이 들거나 하지는 않지만 어른으로써 아직 두뇌가 덜 성장한 아이에게 그 책임감이나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 훨씬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육아는 아이도 키우지만 부모도 키운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맞는 것 같다. 화를 다스리면서 아직 부족한 아이를 올바르게 사회화시키는 것은 부모에게도 큰 도전이며 성장 거리인 것 같다.


아참 도하는 일요일 처음으로 계단을 오른발이나 왼발 올라가고 다시 오르는 게 아니라 한 발씩 걷어 올라갔다. 기존에는 한 두 계단 정도 그러더니 이번에는 혼자서 5계단도 넘게 그렇게 했다. 이런 작은 성장을 한 모습을 알아챌 수 있는 게 정말 즐겁다.


일요일 저녁에는 어머님이 도하를 봐주시고 로하랑 함께 있을 시간이 있었다. 아직은 너무 작고 신생아이긴 하지만 부기가 살살 빠지고 있다. 엄마 뱃속을 나오는 게 힘들었는데 머리가 약간 기울어져 있는데, 이도 회복할 것 같고 은은하게 속쌍꺼풀도 보이기 시작했다.

아가 아가 하다

아직은 엄마 젖 빠는 게 힘겨운 로하다. 아무래도 도하때는 정말 신생아때 젖을 못먹고 잠드는게 걱정이였는데, 둘째 아이다 보니 엄마 젖을 잘 못 빠는 것에 대한 걱정은 좀 덜하다. 곧 잘 먹겠지 싶다. 물론  초유는 또 잘 먹어줬으면 하니 유축한걸 열심히 먹이고 있다.


도하 때는 처음에 기저귀 가는 게 큰 미션이었는데, 로하는 많이 보질 못하는 상황에서도 기저귀 가는 것 안아주는것 이런 것은 전혀 문제없다. 여자 아기다 보니 좀 특이한 사항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당황하지 않고 똥 기저귀 오줌 기저귀를 잘 간다.


아무래도 실물 볼시간이 적다보니 아쉽지만, 다행히 이번 조리원은 카메라로 맨날 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ps. 첫째 편을 썼더니 와이프가 로하 생겼을때 와인을 안먹고 맥주를 먹었다고 정정해달라고 한다. 그래서 정정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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