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09, D+12
시간은 금방 흘러 벌써 지난 일기를 쓴 지 6일이나 지났다.
평일에는 도하를 보고, 주말에는 로하를 보는 날들이 지나고 있다. 아무래도 도하랑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더욱 도하와의 추억이 많이 쌓인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은 샐 수 없이 많이 있었지만 이번 주는 도하가 크게 힘들게 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아빠랑 있는 시간이 점차 적응이 되었기 때문일 것 같다. 나도 도하에게 적응하고, 도하도 나에게 적응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볼일 보고, 놀고, 책도 좀 보고 놀다가 어린이집에 준비해서 가는 일을 계속했는데, 일상의 루틴이 되니 나도 그리 힘들지 않았고 도하도 금세 적응한 기분이었다. 차라리 도하와 함께 고양이들 챙기는 게 더 힘들었다.
엄청나게 더운 날들이었는데, 그냥 쿨하게 에어컨을 항상 틀어놓는 방식으로 견뎌내고 있는데,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다 ㅎㅎ.
금요일은 오후 휴가 사용하고, 퇴근해서 와이프 잠깐 본 후 백화점으로 향했다. 지난주 백화점에서 식사를 안 하고 정말 나를 화나게 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수월하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트니트니 수업을 잽싸게 문화센터로 향했는데, 막상 도하가 트니 트니 수업을 듣지 않아서 매우 아쉬웠다. 낮에 있었던 뮤지컬 수업 때 시끄러운 소리가 무서웠는데, 트니트니 수업도 사운드가 작지 않으니 무섭다고 하더라. 아쉬운 김에 마트를 순회하면서.. 애교를 피면서 열심히 시식을 했다. 그리고선 또 저녁을 사달라고 하는 바람에 저녁값만 아들이랑 둘이 있는데 거의 3만 원을 썼다.. 이 눔 진짜.. 물론 사준 돈가스는 거의 안 먹고 내가 두 끼 먹음..
그리고선 주말, 다행히도 이번 주말을 지난 주말보다 훨씬 더 수월했다. 도하도 계속 기분이 좋았고 나도 기분이 좋았고... 중간중간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말 수월하게 잘 지냈다.
토요일 아침에 도하가 요새 배운 말인 '카페'를 연발하여 카페도 다녀오고 시원하게 커피 한잔 하고 신나게 놀다가 엄마 보러 가선 쿨쿨 자고... 저녁에는 할머니 댁에 고모와 사촌누나들과 미친 듯이 놀기도 하였다.
난 잠시 로하 모자동실 하는
데 있었는데, 모자동실 끝나고 데리러 가니 사촌누나들과 더 있고 싶다고 엄청 징징 거렸는데.. 이런 모습은 또 처음이어서 매우 놀랬다. - 또 막상 헤어지고 나니 엄청 쿨하였음..;
잠도 잘 자고 일요일도 이번에는 멤멤을 연발하여 매미 보러 갔다가 카페에 들러서 빵 먹고 한참을 놀다가 엄청 졸려했는데, 안 자려고 버티는걸 차에 태워서 엄마에게 가니 바로 기절... 한참을 쿨쿨 자다가 집에 돌아와서 나는 고양이들 미용 좀 하고, 도하는 장모님과 함께 신나게 놀았다.
주말 간에 우리 어머니, 장모님의 손을 조금씩 빌어서 로하랑 시간도 보내고 도하도 즐겁게 지내고, 고양이들 미용까지 시킬 수 있어서 정말 알찼던 것 같다.
로하는 이번 주 내내 2번 봤는데 아직은 너무 작다. 아직 엄마 젖을 열심히 먹지 않아 3.5kg이다. 도하가 14.9kg에 91.5cm이니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로하 눈에 쌍꺼풀이 아주 작은 줄 알았는데 안쪽으로 엄청 깊게 잡혀있다. 부기가 빠져서 일반 쌍꺼풀이 될지 속쌍꺼풀이 될지 궁금하다.
아직은 도하 때처럼 먹다가 힘에 부쳐서 계속 잠이 드는데, 오늘은 좀 먹으려고 한참을 귀를 만지거나 다리를 조물딱 조물딱 했다. 근데도 잘 안 먹음... 도하 때랑 비슷한데, 로하는 하나도 걱정이 안 되는데, 번에 좀 잘 먹어야 엄마가 편한데...
다음 주면 와이프랑 로하가 집으로 온다. 어떤 일이 생길지 두려움 반 기대 반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