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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Aug 16. 2019

너희 아닌 우리의 두 번째 기록 - 4

D+813, D+16

로하가 집으로 왔다.


이번 주 내내 도하는 잘 지냈다. 장모님이랑 있을 때 아침도 무지 잘 먹는다는데, 내가 아침을 주면 안 먹어서 속상한 거 빼곤... 아무래도 대충 빵 데워주니까 도하도 싫은 거 같다.


로하는 무럭무럭 크고 있다. 아직은 정말 숨 쉬는 것조차 낯설 텐데, 크는데 온 힘을 다 집중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직도 엄마 젖을 먹는 건지 자는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수요일은 역시나 좀 일찍 와서 도하를 데리고 와이프에게 갔다. 다음날이면 산후 조리원 퇴실이긴 하지만 도하가 매일 엄마 얼굴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30분이라도 보여주려고 와이프에게 갔다. 

와이프 얼굴 보고 먹을 거 먹고 이래 저래 놀다가 앵거스 박이라는 곳에 가서 스테이크 좀 먹이고, 이후에 놀 겸 마트 가서 신나게 돌아다녔는데.. 정말 마트에서 모든 에너지를 방출하더라. 정말로 어찌 이렇게 기운이 넘치나 싶기도 하고 했다.


결국 신나게 에너지 방출 후 이것저것 먹고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쿨쿨 잤다.


다음날, 로하가 오는 날... 태풍 영향으로 비가 많이 왔다. 뭐 특이 점 없이 로하를 데리고 왔지만 도하에게 좋은 기억이 남을 수 있게 잘 주지 않는 달달~ 한 짜 먹는 요구르트도 준비해 가고 로하가 도하에게 준 선물인 소리 나는 책과 장난감도 준비했다. 준비한 게 통했던것까 아니면 엄마가 오래간만에 집에 와서 일까? 오는 길에 내내 기분도 좋았고 집에 와서도 내내 기분이 좋았다.


로하가 엄마 젖을 먹어도 도하는 화를 내거나 하진 전혀 않고 자꾸 쓰다듬거나 만지고 싶어 한다. 아무래도 2살 터울이다 보니 질투보단 귀여움이 더 큰 것 같아 너무 다행이다.

하 남매

오후 늦게는 로하랑 와이프랑 집에 잠시 두고 도하랑 장모님이랑 마트도 다녀왔다. 도하도 챙겨야 하고 로하도 챙겨야 하는 두 명의 육아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 명은 집에 있어야 했다.


언제나처럼 도하는 200% 충전 상태로 열심히 놀았고 저녁까지 잘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엄청 큰 무지개까지 떠서 도하도 나도 즐겁게 했다.

마트에서 시식, 간만에 보는 커다란 무지게

그리고선 밤에 도하를 재우고 처음으로 로하를 밤에 보는데, 역시나 신생아는 힘들다. 조금만 기저귀가 젖어도 울고 배가 고픈 건지 졸린 건지 둘 다인 건지 두 번째여도 알 수 없다. 이제 남은 45일간 밤에 힘들겠거니.. 하면서 지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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