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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Sep 10. 2019

너희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8

D+837, D+40

어느새 로하가 태어난 지 40일이나 됐다. 주중에 바쁘고 주말에도 정신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목요일은 정말 심정적으로 코너에 몰렸다. 결혼기념일이라 아침에 오전 휴가 쓰고 로하 예방접종 맞추고 데이트도 좀 했다. 


오후에는 정신없이 일하고 몸이 좀 피곤한 상태로 퇴근해서 로하를 보는데, 로하는 엄청 울고 안 자고 중간에 깨선 입 돌아가는데 100% 거의 먹지 않을 거 같은 느낌... 역시나 50도 안 먹고 다시 운다. 난 막 로하에게 화를 내고 - 화내도 소용없는 걸 알지만.. -

엄빠 너무 힘들지 않게 잘 자다오 로하야! 

정말 죄책감도 들고,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고, 혼자 로하를 보면 안 되나 싶기도 하고 도하 때는 어땠을까 고민도하고 했던 날이었다. 아침에도 그로기 상태... 


정말 금요일 낮까지 내내 내가 뭔가 잘못됐나, 로하는 왜 그럴까 도하 때는 어땠을까 고민을 했다. 물론 예방 접속을 맞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보단 내가 그렇게 완전 정신줄을 놓았다는 게 너무 한심스럽고 그랬다. 그리고선 두려움과 걱정이 교차하는 상태로, 다시 밤이 됐고 내가 로하를 봤다. 다행히 로하는 금요일부터는 잘 자준 편이었다. 


아직 수면교육까지는 아니고 자꾸 등을 대고 잘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젖 먹고 졸릴 때는 안아서 재우거나, 안아서도 안 자려고 하면 안눕법 하면서 재우고 있다. D+40, 41일 날 해봤는데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다.


토요일은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 뒹굴 했다. 점심경에는 우리 어머니가 오시고 저녁경에는 장모님이 오셔서 한결 편하게 아이들을 보고 좀 쉴 수 있었다. 


일요일은 도하 외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의정부 식구들, 도하, 로하 증조할머니도 오시고 해서 아침부터 산소를 갔다. 도하가 한참 잘 가다가 엄청 울었는데, 도하를 열심히 설득해서 본인이 화를 참기도 했다. 대견 대견..

증조 할머니와 의정부 식구들과 함께.

돌아갈 때는 차가 너무 밀려서 또 좀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잘 버텨줬다. 


저녁때는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서 밥 맛있게 먹고, 돌아오는 길에 졸려서 좀 짜증을 냈지만 그래도 잘 있다가 돌아왔다. 




로하는 벌써 5.6kg이다. 지난 목요일에 쟀으니까 지금은 더 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힘도 좋아졌다. 덕분에 무겁고 들 때 주의가 한참 필요하다.


도하는 변기에서 볼일을 안 보려고 한다. 아무래도 퇴행이 심해진 것 같은데, 걱정 반 실망 반이다. 동생이 생겨서 받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면 걱정이 되고,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 땐 실망스럽기도 하다.


말하는 부분은 퇴행 없이 다양한 단어들을 배워가고 있다. 한자씩 이야기해주면 곧잘 따라 읽고 여러 음절을 붙여서 이야기하는 것은 좀 힘들어하고 있긴 하다.


산후 도우미 선생님가 오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게 하원 도우미던 집안일해주시는 분이던 빠르게 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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