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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Oct 01. 2019

너희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11

D+859, D+62

로하는 60일이 넘었다. 도하 때를 생각해보면 60일쯤 7시간을 자는 기적을 펼쳐줬는데, 아직 로하는 아니다. 아무래도 엄밀한 의미에서 수면 의식을 하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래도 도하를 재워야 하다 보니 혼자서 온전히 푹 자지는 못하는 기분이다.


지난주 나는 패치로 인해서 이틀 정도 12시가 넘어서 새벽에 들어왔고, 월요일, 금요일을 제외하곤 밤에 로하를 내가 봤다.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로하는 3-4시간씩 꽤 잘 자는데 내가 잘 못 잔다. 새벽에 깨서 유축한 모유 대우고 기저귀 갈고 트림시키고 나면 30-40분이 훌쩍 지나가는데 그때 다시 쉽게 잠들지 못하고 한 시간 정도 뒤척이다 잠든다. 그러다 보니 3시쯤 로하가 깨면 4시나 5시에 잠이 든다. 결국 2-3시간 나눠서 자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다. 


거기에 일도 바쁘니 더 심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하다. 주말에는 좀 어디 나가지 말고 쉬어야겠다고 다짐하는데 주말이 되면 도하랑 로하랑 같이 씨름하다 보면 집에 있는 것은 그것 나름대로 곤욕이다. 이번 주말에도 집에서 좀 쉬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이틀 내내 나가 있었다. 심지어 나갔을 때는 너무 졸려서 걷다가 자겠더라 ㅎㅎ. 다행히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찌어찌 버티긴 했다. 주말에 잘 쉬지 못한 덕분에 입 안쪽이 다 헐어버렸는데, 이번 주 받는 육아 휴가 때는 내 몸도, 마음도 좀 많이 쉬었으면 한다.


도하는 최근 정말 말이 많이 늘었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단어들을 계속 말하고 가르쳐주면 더 많은 단어를 말한다. 아직 문장으로 만드는 것은 힘들지만 두 개 단어를 붙여서 사용하기도 시작했고,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데에 매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


최근에는 사람을 때리거나 투정 부리는 것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단지 최근에는 내가 안쓰러워서 많이 안아주다 보니 나만 보면 안아달라고 한다. 뭐 아무래도 상실감이 있을 텐데, 라는 마음에 마음껏 안아주고 있다.... 만 좀 무겁다. 최근에는 몸무게를 제보진 않았지만 15.5kg은 넘지 않았을까 싶다. 키도 꽤 커져서 이제 안아서 재우는데도 자세가 잘 안 나온다 ㅎㅎ.


도하를 보면서 자꾸 느끼는 것이지만 그냥 도하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기만 해도 엄청 행복하다. 이번 주말에도 밀린 응아를 엄청 싸기도 하고, 잠도 잘 자고 밥도 엄청 잘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기쁨과 힐링이 된다. 육아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두아이 육아

로하는 점점 잘 웃고 있다. 아무래도 도하 때보단 많이 못 안아주고, 많이 못 챙겨주지만 그래도 로하의 밤을 많이 책임지고 있으니 로하도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 

로하의 첫 업드림, 멋진 웃음.

로하는 도하랑 다른 점 중 하나가 토를 안 하는데 그에 비에서 응아를 엄청 한다. 도하는 60일 때는 슬슬 응아 패턴이 일정해진 것 같은데, 로하는 정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엄청나게 싸고 가스도 많이 찬다. 입으로 삼키는 가스가 트림으로 안 나오고 응아로 나오는 것 같다.




지난주부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오시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두 번 오는데 그것만으로도 한결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와이프도 좀 더 편할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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