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훈쿤 Nov 14. 2019

너희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 18

D+903, D+106

지난 월요일 오후 휴가를 쓰고 처할아버지 제사에 다녀왔다. 와이프와 로하까지 가기는 너무 먼 여정이라 나랑 도하만 출발했다. 가는 내내 도하는 잘 있어줬고 넘 졸려해서 살짝 걱정이긴 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고 신나게도 해줘서 잠 안 들게 해서 도착했다.

의정부 갈떄, 가서, 돌아올떄.

차례를 잘 지내고 돌아올 때는 쿨쿨 잘 자면서 왔다. 아무래도 이제 도하는 많이 커서 차에 있으면서 울기보단 말을 하는 편이라 정말 좋았다.


수요일도 좀 일찍 퇴근해서 로하랑 놀아주기도 했다.


금요일은 어머님이 컨디션이 좀 안 좋으시고, 설이 병원도 가야 해서 또 오후 휴가를 사용했다. 이제 휴가가 거의 안 남았다;;


도하랑 근처 쇼핑몰에서 노는데 이날 따라 왜 이렇게 안아달라고 하는지 진짜 무거워서 꽤 힘들었다. 물론 이렇게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은 것 같아서 맘이 찡하기도 했고... 


쇼핑몰에서 놀다가 도하 감기 때문에 병원에 들러서 몸무게를 재보니 16kg 이 넘었다. 키는 별로 안 컸는데 몸무게가 좀 많이 늘은 것 같아서 살짝 걱정이다. 너무 떡 같은 거 많이 맥이지 말아야지


토요일엔 회사 동료 결혼식 때문에 고대 근처까지 다녀왔다. 아침에 준비하다가 시간이 없는데 도하가 도망을 계속 가서 화를 버럭 냈다. 아 그러지 말아야지... 그리고선 도하가 어젠가 잘 때 할머니한테 아빠 화나면 무섭다고 막 설명하는데 되게 미안하더라. 그래서 정말 앞으로는 화내지 말고.. 시간에 쫓길 때 주로 화가 나니 미리미리 준비하는 버릇을 들어야겠다.

힘들었던 결혼식 가는길..

가는데 차가 너무 밀리고 로하는 막 울고 해서 중간에 차 새워서 겨우 달래고... 다시 가는데 차가 진짜 미친 듯이 밀렸다. 다행히 도하가 지겹다고 말만 하면서 잘 버텨줘서 너무너무 고마웠다.


고생 고생 끝에 도착해서 결혼식은 거의 못 보고 인사만 했다. 다행히 도하는 신나게 놀긴 잘 놀고 밥도 나름 잘 먹고 나왔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로하가 울기 시작해서 좀 쉬고 가려고 가는 길에 이마트에 들렀는데, 도하가 잠이 들어버렸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다시 차로 가서 로하 울 때마다 백색 소음 들려주면서 재웠다. 다행히 올 때는 차가 많이 밀리긴 했지만 두 아이 모두 자서.. 수월하게 왔다.


진짜 집에 돌아오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있었다. 다음에는 그렇게 먼 결혼식일 때는 도하랑 둘만 가던지 해야지 진짜.. 넘 고생스러웠음.


일요일은 집에서 좀 쉬었는데, 집에서 쉬다가 카페 가서 놀았다. 카페 가니까 도하가 짜증내서 안아주니 바로 자더라. 한참을 카페에서 쿨쿨 중간에 몇 번 꺴는데, 안아주니까 다시자고.. 그렇게 한 시간 반 잘 쉬었다.

마이컸다 울 도하.

육아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정보들을 많이 접한다. 어떤 아빠가 되어야 할까. 매번 고민하는 게 권위 있는 아빠인 거 같다. 특히 최근에는 내가 너무 아이를 통제하려고 하는 건 아닐까 란 생각을 많이 한다. 그렇다고 규칙을 지키지 않게 할 순 없지만 강압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잘 설득시켜서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너희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 1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