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훈쿤 Dec 10. 2019

너희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21

D+928, D+131

이제 2019년의 마지막 달이다. 내년에는 나이가 한국 나이로 40이 되니, 놀랍다. 막 초조하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아직도 젊고, 어리다고 생각한다. 30대가 되었을 때, 40이 됐을 때도 젊다고 느낄지 몰랐는데, 아직 그런 느낌인 것을 봐선 50이 되었을 때도 젊고 어리다고 느낄 것 같아 한결 마음이 편하다. 


이번 주는 약속이 좀 많은 날이었는데, 월요일부터 약속이 있었다. 다행히 술을 막 엄청 먹지 않고 좀 늦은 정도.. 이날 도하랑 자는데 도하가 새벽에 안아달라고 안아달라고 해서 한참 안아줬다. 다행히 기존처럼 힘들지는 않아도 좀 자야 하는데, 덕분에 숙면을 못 취한..


금요일도 회사 워크숍 + 연말 행사로 늦었지만 역시나 술을 많이 먹진 않아 다행이었다.


그렇게 스케줄이 있던 덕분에 일부러 목요일 좀 일찍 올 수 있었다. 일찍 와도 뭐 6시 다돼서 왔지만... 그날은 내가 잘 재울 수 있었다. 밤에도 이제 슬슬 로하가 잘 자다 보니 와이프가 재워서 밤새 도하 옆에 있었는데, 도하가 정말 나를 계속 밀치면서 자다가 내가 결국 침대 끄트머리까지 밀려서 떨어질 뻔하고 다시 돌아와서 잤다. ㅎㅎ 도하는 그랬는지 뭐 전혀 모르고..


아침에 도하가 일어나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귀엽다. 진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귀여운데, 금요일은 "아빠, 아빠, 나 아빠 너무 좋아. 너무~~ 좋아. 아빠는?"이라고 물어봐서 정말 기쁘더라. 그리고선 요새 최고의 관심사, 밖이 어두워? 왜 어두워? 언제 밝아져? 쪼금 밝아? 쪼금 어두워? 막 이런 거 계속 물어보는데... 보통은 이런 게 귀찮다고들 하는데 나는 너무 좋다. 100번도 더 대답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는 좀 귀찮아지려나..

귀.. 귀여운 도하!
금요일엔 어린이집에서 유아 베이킹도 하러 갔다.

로하는 주중에도 계속 잘 잤고, 어느 날은 새벽 1시쯤 수유하고 나면 10시 30분까지도 잤다. 잘 자고, 잘 웃는 효녀 로하.


토요일에는 와이프가 외할머니 - 도하 로하에겐 외증조할머니 - 요양원에 갈 일이 있어서 도하랑 로하 두고 대전으로 내려갔다. 다행히 혼자 도로하를 본건 아니고 우리 부모님이 와주셨다. 후후. 물론 내가 거의 다 봤지만..

짜장면은 맛있어!(라지만 별로 안먹었다.)

로하 재우다가 도하는 오래간만에 기저귀에 응아를 했는데, 실수한 걸 알고 멈춰서 엉덩이 닦고 다시 응아를 잘 쌌다. 엄청 대견.. 그리고선 진짜 도하 로하 모두 엄청 잘 있어서 난 중간에 낮잠도 늘어지게 자고 점심도 저녁도 잘 먹었다.


그리고선 밤에는 대충 씻기고 로하 재우고 도하 재우고.. 둘 다 다 재우고 나니 와이프 도착! 후후. 하루가 길었지만 부모님 도움으로 정말 할만했다.


로하는 유축한 것을 3번 먹었는데, 160, 140, 150을 시원하게 원샷해서 많이 자란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일요일에는 도하 감기로 병원에 갔다가 로하 접종도 하고... 롯데몰에서 신나게 놀았다. 퍼플독 가서 점심 먹고 나이스 한 타이밍에 로하랑 도하가 모두 잠들어서 나름 여유도 즐기면서 쉬고...


도하는 공연을 봤는데, 항상 도하가 그런 공연을 무서워하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설명을 잘해줘서 잘 봤다. 막 너무 몰입하고 공감해서 약간 슬픈 이야기 나오면 울고, 무서운 이야기 나오면 엄청 무서워하는 스타일.. 그런 도하의 공감능력... 정말 좋다.

공연보며  울었다가... 슬펐다가..

저녁에 들어와선 로하가 응아를 쌌는데, 정말 어마 무지한 양! 지난주에 롯데몰에서 싸고 거의 일주일 만에 싸는 거라 그런지 응아가 정말 진흙 같다.. 다행히 먹는 거만큼 싸니 다행이다. 그렇지만 진흙 같은 덕분에 한참을 닦아야 한다. 물로 단순하게 흘려 보내면 안 닦인다. 후후. 변태 같지만 최근 연속으로 응아 파티를 두 번이나 해서, 정이 더 쌓인 느낌이다. 


로하는 예방 접종 때문에 처음에 잠을 잘 못 이뤘는데, 지금은 잘 자고 있다.



로하는 잘 크고 있는 것 같은데, 자주 몸무게를 안 재보다 보니 도하 때보단 그런 내용 기록이 좀 안된다. 좀 더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다. 

효녀야 효녀

로하는 정말 곧 뒤집을 거 같이 행동은 하는데 막상 뒤집지는 않고 있다. 12월 중에는 확실히 뒤집을 거 같긴 하지만...


도하는 말이 계속 일취월장이다. 이젠 정말 대화의 수준까지 올라와서 너무 재미있다. 도하의 키나 몸무게도 좀 정채기 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최근에 먹는 게 좀 부실한 느낌. 최근에 자꾸 조금만 먹고 단것만 찾아서 그런 것 같다. 열심히 먹여야지 싶으면서도 먹는 것으로 너무 씨름하는 게 안 좋은 것 같기도 해서 고민이다.

시간이 흐른다.


작가의 이전글 너희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2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