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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Jan 30. 2020

너희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27

D+978, D+181

이번 주는 로하의 첫 설이 있던 주간이었다. 지난 추석에는 아무래도 로하는 꼼짝을 할 수 없는 상태였고, 이번에는 그래도 의정부도 다녀와야 하고 했으니 약간의 긴장이 되는 한주? 였다.


사무실 이사와 더불어 정리할 것들이 많은 한주이기도 했어서 휴가는 못쓰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모두 출근을 했다. 화요일, 수요일은 모두 약간 일찍 들어와서 도하를 재웠고 월요일은 늦게, 목요일은 좀 느지막이 들어와서 도하를 재울 순 없었다. 


수요일은 우리 어머니가 좀 일찍 퇴근을 하셔 도하 하원부터 도와주셔서 도하랑 어머니랑 꽤 친하게 잘 있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츄파춥스를 사줬다. 와이프나 나나 그런 거 까진 잘 안 먹이는데, 이게 할마니여서 그런지 좀-_- 당황 ㅎㅎㅎ. 이후에도 뭔가 설탕 잔뜩을 사주신다거나 하는 일이 있어서 약간 곤란스러웠다.

그래도 츄파춥스는 신난다!

목요일은 도하가 멋지게 머리를 잘랐다. 드디어! ㅎㅎㅎ

멋진 숏컷!

설 연휴 첫날인 금요일은 아침부터 설이 병원에 다녀왔다가, 로하가 잠이 들어서 12시가 넘어서 우리 집에 갔다.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랑 신나게 놀고 저녁에는 롯데몰에서 또 신나게 놀아주고... 느긋하게 명절 첫날을 보냈다.


도하는 급작스럽게 솜사탕에 꽂혀서 저녁을 다 먹으면 하나 사주겠다고 했는데,  저녁을 다 먹고 가니 솜사탕 기계가 끝나는 바람에, 롯데마트까지 가서... 힘들게 솜사탕 찾아서 사줬다. 그런데 정말 엄청 당이 높아서 다시는 안 먹이고 싶더라. 도하가 점점 어른들의 단맛? 혹은 어린이의 단맛을 알아가서 최대한 자제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다음날은 설 당일.. 아침부터 꽤 열심히 준비하고 나간다고 했는데도 부모님 집에 도착하니 10시였다. 부지런히 차례를 지내고 식사하고.. 아이들 세배시켰다. 그리고선 바로 와이프 할머니 댁인 의정부로 출발~!

세배하고 나서

명절마다 만만치 않지만 오늘은 특히 늦게 출발해서 시간이 2시간 30분이 걸렸다. 다행히 로하는 금방 잠들었고 도하는 한 시간 정도 나랑 이야기도 하고 답답하다고 투정도 부리다가 잠들었다. 로하는 중간에 도하 투정에 깼는데, 거의 한 시간 넘게 울지도 않고 똘망 똘망 있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정말 오래 걸렸는데 애들이 편하게 있어서 너무 편했다.

의정부 가는 차에서

가서 할머니 뵙고 정신없는 사이에서도 고모 내외분들과 다 얼굴 보고 인사드리고 다시 부모님 집으로 돌아왔다. 올 때도 두 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도로하 모두 잘 왔다. 부모님 집에서 잠시 들러서 우리 누나들과 조카들 만나서 세배를 나눴다. 도하는 집에 가서 한참을 졸려서 쩔쩔매면서 엄마한테 매달려 있더만 이제 슬슬 집에 가야 할 시간이 오니 누나들 형아랑 신나서 좀 아쉬웠다. 다행히 다음날 큰누나네 조카들과는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이쁜 한복 입었어요!

그리고 일요일, 아침부터 도하는 까뮤 붙들고 인생 샷을 찍더만, 큰누나네 식구들 와서 또 신나게 놀았다. 어른들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있을 때 보운이를 비롯한 지운, 예운이가 도하랑 놀아주니 왕 편했다... 도하도 정말 신나게 놀았고...

캬..

원래 계획이 롯데몰에서 3시나 5시 마술쇼를 보는 것이었어서 누나네 식구들과 같이 나가려고 했는데 로하가 중간에 잠이 들어서 거의 4시 다돼서 롯데몰에 도착했다. 도하는 안 자려고 버티다 버티다 4시 다돼서 잠들었다.


5시에는 공연 볼 수 있게 깨워서 보게 해 주고 공연 보고서도 한참을 누나들과 놀다가 8시가 다돼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는데, 지난주부터 이번 연휴까지 보운 지운 예운 누나들과 도하랑 함께 노는데, 너무 신나게 놀아서 기분이 좋았다.

예운, 지운 누나와 함께

연휴 마지막 날인 월요일은 오전에 좀 쉬다가  도하랑 로하에게 절 구경도 시켜줄 겸 근처 절에 갔다. 날이 어둡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꽤 쌀쌀했는데, 그래도 뭐 갈만했다. 란이 염한 것을 뿌려놓은 800년 된 나무도 보고 왔는데 마음이 너무 짠했다.

근처 사찰에서

사찰 근처 커피숍에 가서 도하 재우고 나도 좀 졸고... 그렇게 연휴가 끝났다.



연휴 기간에 큰누나네 내외랑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흠 뭐랄까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사실 누나네 내외가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를 봤을 때 아이들에게 어떤 공부의 진면모를 보여줄 수 있고, 그것을 조카가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했는데, 막연한 기대였다. 나 역시 꽤 자주 도로하에게 다른 언어나 논리적 사고방식, 그리고 수학 같은 영역의 '재미'를 어떻게 알려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인데, 어려운 길이 될 것 같다. 


그래도 해봐야지.. 언제나 배움에는 커다란 기쁨이 있고, 삶에 영감을 준다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알게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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