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20, D+223
이번 주 내내 집에서 계속 일을 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드라마에서나 나올 것 같은 재택 근무를 리얼로 해봤다.
실제로 논의와 미팅이 많은 나로선 좀 불편했지만 잠깐잠깐 아이들을 보러 갈 수 있다는 것, 점심을 가족과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 출퇴근 시간이 없어지니 가족들과 더 있을 시간이 늘어난 점은 큰 장점이었다.
물론 일이 잘 굴러가고 있느냐는 사실 잘 모르겠고.. 겨우 일주일이라..
월요일은 도하가 옆에서 열심히 부엌놀이를 했고, 화, 수는 와이프랑 장모님이 최대한 배려해주셨다. 목요일은 청소하시는 이모님이 오셔서 청소하는 동안 난 짱 박혀서 열 일했다.. 금요일도 도하가 와서 좀 놀았지만 와이프가 잘 배려해줘서 일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도하는 내내 집에만 있으니 슬슬 지겨워했다. 그래서 내가 커피 사러 갈 때나 점심시간에 최대한 데리고 나가서 바람을 쐐게 해 줬다.
로하는 집에서 아빠랑 같이 있으면서 아빠에게 참 많이 웃어줬다. 그리고 드디어 배밀이를 시작했다!! 와!
또 귤을 조금씩 까주는데 엄청 잘 먹는다. 귤 먹으러 올 때 가장 전투적으로 배밀이를 한다. ㅎㅎ
그리고 토요일 정신없이 졸린 상태로 애들 보다가 내가 장모님 댁에서 이상하게 자고.. 머리가 아파서 혼났다. 덕분에 와이프는 그동안 혼자 엄청 고생했고... 도하는 내가 자는 동안 전혀~ 안 자고 있다가 저녁 6시 30분부터 밤에 잠을 잤다. 로하도 7시 30분부터 잠을 잤고..
일요일은 우리 부모님이 오셔서 좀 도와주셨다. 장모님과 우리 부모님들이 다들 근처에 계시니 진짜 육아가 한결 수월한 것을 느끼게 하는 주말이었다.
로하는 배밀이 덕분에 생활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후후.
로하는 이유식을 정말로 잘 먹는데, 오빠도 잘 먹었지만 비교가 안된다. 오빠는 투정 날 때는 30분에서 한 시간씩 밥을 먹이곤 했는데, 로하는 5분이면 다 먹을 정도다. 간혹 투정이 나서 안아서 먹여도 금방 금방 받아먹으니 앉아서 먹이지 않고 안고선 먹이는 유혹에 자꾸 빠지는 게 문제다. 최대한 앉아서 먹이도록 해야지.
또 로하는 응아를 잘 못 싼다. 하루에 2-5번씩 토끼똥 같이 쪼메나게 싸니.. 답답할 것도 같다. 그래도 잘 먹고 잘 노니 괜찮겠지.
또 최근에는 한참 많이 하던 구토의 양이 많이 줄었다. ㅎㅎ
도하는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잘 자라고 있다. 몸 마음도 말이다. 요 며칠 내가 버럭질을 좀 했는데..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해본다.
내일부터는 다시 출근인데, 어린이집도 안 간 상태로 2주나 버텨야 한다. 다음 주, 다다음주엔 휴가를 좀 써야 할 것 같다.
4월에 없어질 휴가 6일 남았으니.. 열심히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