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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Nov 21. 2015

이탈리아 여행기4  - 나폴리

스쳐 갈 순 없는 나폴리

로마를 출발해 포지타노로 가는 길목에 있는 나폴리. 우리에겐 포지타노를 가기 위한 기점이었지만, 스쳐 지나갈 순 없었던 나폴리였다.


로마에서 나폴리까지는 기차로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3대 도시이고,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남부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범죄율이 높기로 악명이 높다고 하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도 밤이었다. 아주 잠시 걸어서 도착하면 되는  숙소였지만 잠시도 꽤 지저분하고 살벌한 길을 걸어야 했다.


300m 걷는데 빨간색 쳐있는데는 기분이 나쁠 정도로 위험해보였다.


살벌한 길을 뚫고 도착한 숙소는 매우 깨끗했고 좋았지만 나폴리를 떠나면서 쿠쿵한 일이 있었는데, 그건 나폴리 이야기를 정리할 때 해보자.


깨끗한 숙소

저녁을 사기 위해서 잠시 나왔는데, 확실히 치안이 안 좋다는 이유를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딱 봐도 건들 건들한 흑형님들과 노숙자들이 있으니.. 그렇지만 뭐 특별한 사고 없이, 잽싸게 물과 저녁을 사고 돌아왔다.


저녁과 물을 사면서 느끼는 것인데, 이탈리아 남부 남자들은 성격이 무지 급하다. 또 돈을 줄 때도 던져서 준다. 약간 특이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ㅎㅎ. 돈 꺼내는데 미기적 거리면 짜증을 막냄;; 뭐 기분 나쁜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로마에서는 전혀 없는 모습이 나오니 약간 당황했다.


돌아와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사 온 것을 대충 먹는데… 음식 사고 긴장해서 왔는지 샀던 파이를 잃어먹었다 -_-; 진짜 긴장을 했나 봐 ㅋㅋㅋ


여하튼 황당함을 뒤로하고 딥 슬립 슬립.. 마무리했다.


여행 4일째, 멋진 아침 풍경과 함께 일어났다.


숙소에서 본 멋진 아침 풍경

폼페이를 갈지 나폴리 시내 구경을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나폴리 피자를 안 먹을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을 깨닫고 나폴리 시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숙소에 짐을 맡기고(역시 돈 든다.) 시내로  출발했다. 지하를 지나가는 일반 기차와 같은(완벽하게 느낌이 기차다. 전기로 가는 느낌도 없을 정도? ㅎㅎㅎ) 지하철을 타고 몬테산토역으로 향했다.


활기 있는 몬테산토 역 주변


몬테산토역으로 가니 조금 느낌이 달랐다. 약간 이탈리아 같지 않은 느낌을 받는 동네에서 내려서 산 위로 올라가는 기차인 푸니쿨라레를 탔다.



이거 진짜 재미있고 이상한 기차였는데, 산 등성을 따라 기울어져있는 기차인데, 너무 재미있다. 타고 있으면 분이 묘함 ㅋㅋ. 이토록 심한 오르막을 오르는데 올라갈 때는 완전히 일반 기차와 동일한 경험이다.. 타면 기울기가 없는 게 상당한 묘미  포인트이다.


한참 기차를 잘 타고 올라가서 나폴리의 뷰 포인트를 보기 위해서 잠시 길을 걸었다. 이탈리아는 유럽답게 정말 오래되고 작은 차들이 많은데 이곳에도 그랬다. 너무 귀엽고 앙증맞은 차들을 보면서 산 엘모 성 옆을 지나 나름 뷰포인트에서 나폴리 시내를 봤는데, 그 유명한 스파카 나폴리는 잘 보이지 않았다.


멋지지만 스파카 나폴리는 보이지 않아!


성 엘모성 위에 가면 멋진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다고 하기에 일 인당 5 유로를 들여서 산 엘모 성 위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 내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가격이 인당 7500원인 거다 ㅋㅋ


오오. 산엘모성의 위는 탁 트여 있는 정말 멋진 뷰가 우리를 반겨줬다. (5유로 안 아까워!!!!!) 구시가지를 가르는 스파카  나폴리뿐만 이 아니라 멀리 있는 지중해까지도 완벽하게 잘 보이는 곳이었다. 왠지 위에서 도시를 조망하고 있으니 왜 나폴리를 이탈리아 제일의 미항이라고 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나폴리 파노라마!
멀리 보이는 나폴리 항구


스파카 나폴리!


멋진 풍경을 뒤로 하고 산엘모성을 나왔다. 아까 말했던 산 기차 푸니쿨라레를 타고 플레비시토 광장 쪽으로 갔다.

멋진 노 바리스타.

그 곳에서 150년 됐다는 카페 감브리누스에 갔다. 카페 감브루누스는 굉장히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함께 매우 나이 드신 바리스타분이 커피를 내려줬다. 카페 콘파냐와 카페 도피오(아메리카노), 카페(에스프레소)를 먹었는데, 맛도 좋고 잔도 너무 예쁘더라. 150년 된 전통을 알 수 있는 느낌이랄까. 또 그 연세에 이 정도 퀄리티의 커피를 뽑아 낼 수 있다니 간지 작렬! 정말 멋져 보였다.






커피를 먹고 버스를 타서 나폴리에서 유명한 피자집인 디 마테오로 갔다. 넓지 않은 골목길에 사람들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운 좋게 금방 들어와 앉았다.


피자 2개를 시켰는데 양도 양이지만 정말 맛있더라. 왜 나폴리 피자가 유명한지 알려주는 느낌이랄까. 이건 운명이었어!! ㅋㅋㅋ


진짜 맛있음… 나폴리에서는 구경도 구경인데 피자를 먹어야 한다고 하던데 진짜였다. 한국에서 먹는 화덕피자와 비교했을 때도 훨씬 맛있었다.(물론 여행 버프 있음 ㅋㅋ)


솔찍히 아직까진 인생피자였음.

짜다는 사람도 있는데 별로 짜지 않고 도우는 정말 완벽하게 담백하고 치즈와 토마토 소스는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다. 맥주 한잔과 리몬첼로(레몬첼로)를 같이 먹으니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후후 냠냠 맛나게 먹고 살살 걸어서 숙소 쪽으로 갔다. 운 좋게 골목길로 걸을 수 있어서, 나폴리 생활 양식들인 건물과 건물 사이에 빨래 널기, 승강기 없는 집에서 바구니로 물건 올리기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서 역 근처에 도착했다. 일단 많이 걸으신 어머님은 기차역 맥도널드에 잠시 앉아 있으시게 하고 나와 와이프만 숙소에 도착했다. 맡겨놓은 짐을 정리하고 사진 등을 찍으려고 잠시 휴대폰을 충전시켰다.


빨간 동그라미가 깨먹은 화병

그러다가 나가려는 순간.… 호텔에 상당히 큰 화병을 시원하게 깨트려 먹었다… 300유로 달라고 하는데-_-; 너무 당황스럽고 이런 경험이 나도 와이프도 처음이라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었다. 45만 원이나 되는  거금인 데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


경찰에 간다면 어떻게 합의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음 일정이 늦어져버리는 것도 우리에겐 엄청난 손해가 있었다. 그래서 일단 영수증을 챙겨서 300유로를 카드로 결제하고 나왔다. (여행자 보험에서 되려는가 모르겠다. 현재 여행자 보험에 신청했고, 다행히 보상을 받았다! 꼭 여행자 보험 들어야 함!!!)


잠시 팁을 주자면 여행 중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다. 당연히 별로 비싸지도 않은 여행자보험은 들고 가야 한다. 이런 실수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런 실수를 하면 꼼꼼하게 사진을 찍어놔야 한다. 그리고 받을 수 있는 영수증 등을 최대한 많이 받아놔야 한다. 우리가 아쉬웠던 영수증은 받았는데, 당황해서 깨트린 사진을 안 찍어 놓은 것과 우리가 보험이 있으니 저게 300유로인지 증명을 해줄 수 있는 뭔가를 달라고 했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물론 위에 내용들이 없어도 보험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히도 호텔 홈페이지에 위 같은 사진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멘붕이 와서 꽤 힘들었지만, 어머님이 있으신 곳으로 갔다가 포지타노로 가는 '사철' 기차를 탔다. 자, 이제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휴양지 포지타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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