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훈쿤 Jun 17. 2017

네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7

D+23

육아 남자

휴가와 주말이 지난 첫날에는... 아무래도 산후도우미가 있어서 인지 내가 출근 후에는 도하가 참 잘 잤다고 한다. 퇴근 후에 수유를 하고 있었는데, 이후부터는 말똥 말똥...


코가 막힌가 하고 엄청난 양의 코를 빼주고... 식사를 하고 달래줘도 계속 울었다. 처음으로 안고 잠시 졸았는데 안고 있을 때는 괜찮다가도 내려만 놓으면 찡찡 거리면서 계속 토를 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인 것 같은데 안아주면 괜찮고 내려놓으면 찡찡거리기를 반복...


겨우 겨우 새벽 2시까지 달래다가 잠들었는데, 와이프는 밤새 도하랑 같이 있었던 것 같다. 도하가 아주 신생아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나는 회사 와서 쉬는데 와이프는 그러질 못하니 너무 미안하고 걱정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언제는 응아를 너무 많이 싸서 걱정이더니만 또 언제는 하루 종일 응아를 한 번만 싸기도 했다.


한 주간 폭풍같이 시간이 흐르는데, 점차 등에 센서가 달린 것처럼 눕히면 우는 일이 자주 있다. 처음에는 마음껏 안아주라고 해서 마음껏 안아주고 있는데, 역시나 나보단 와이프가 걱정이다. 나 자라고 자꾸 애기를 안아주는데 피곤도 할 거고 말이다.


몸무게는 4.7이 됐는데 좀 빠르게 늘고 있는 것 같긴 하다. 최근에는 많이 먹고 볼일을 좀 덜 봐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수요일은 와이프가 여차 저차 11시쯤 잠이 들었고 도하는 11시 30분쯤 깨기 시작했다. 최대한 와이프가 잠을 잘 수 있게 유축해놓은 모유를 먹였다. 아무래도 잘 먹으려고 하진 않지만 뭔가 자알 도하의 기분을 맞춰주니 쑥쑥 먹기 시작했다. 아이를 먹일 때의 뿌듯함은 내가 모유를 만드는 것도 아닌데 분명히 있다.


달콤's 외모

도하는 정말 빠르게 크고 있는 느낌이다. 하루하루 얼굴이 달라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아무래도 빠르게 성장하는 중인 데다가 빠르게 몸무게가 느는 중이기 때문이겠지. 더욱이 얼굴이 어떤 각도이냐에 따라서 크게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ㅎㅎ


최근에는 급격하게 얼굴에 여드름이 생겼다. 영아 여드름은 곧 없어진다고 하지만 왠지 이쁜 얼굴에 뭐가 나니 속상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다리나 팔에 살이 더 붙어서 연결부위를 만질 때 너무 기분이 좋다. 보들 보들한 아기 피부에 묘하게 느껴지는 굴곡이란, 아마 신생아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지 않을까.


표정은 정말 다양해지고, 그 다양한 표정으로 뭔가 아직까지 기분을 다 표현해 내지는 못하지만, 그게 또 신생아의 매력이겠지...


애기들이 금방 금방 커서 그때의 기분을 많이 기억해야 한다고 하는데 충분히 정말 로 충분히 눈과 마음으로 담아 둬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ps. 생활과 육아에 치여서 너무 오래 묵혀뒀다가 이제야 발행한다. 반성 중.

작가의 이전글 네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