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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Jul 21. 2017

네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18

D+57

육아 남자

50일이 넘고, 도하는 아직도 빠르게 크고 있다. 빠르게 크고 있다는 단순한 표현으로 맞을지 모를 정도로 순간순간 추가되는 표정들이 늘고 있고, 더 이상 갓 태어난 신생아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체격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초점 책만 겨우 보더니, 한동안은 소리 나는 초첨잭으로 고개를 돌리고 또 그다음에는 머리 위에서 도는 모빌을 열심히 쫓아 보더니, 이제는 그 모빌 중에서도 더 열심히 보는 게 생긴다. 미묘한 변화지만 그날 그날 컨디션과 그날 그날의 취향에 따라 사자를 열심히 보기도 하고 곰을 열심히 보기도 한다.


얼마 뒤에는 집의 고양이들을 인지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너무 귀여울 듯하다.


일요일은 오래간만에 느즈은 시간에 잠시 나가서 식구들끼리 빙수를 먹고 왔다. 며칠 만에 집에서 하루 종일 있었던 날이다.


그리고 대망의 월요일, 50일 사진을 찍는 날, 나는 회의 때문에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에나 도착했다. 정말 아이를 잘 보는 스태프들과 평일이라 조용한 분위기로 빠르게 촬영을 마쳤다. 다행히 도하는 좀 피곤했겠지만 기분 좋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표정 진짜 ㅋㅋ

아빠 욕심이, 그런대서 사진을 거의 100만 원이나 주고 촬영을 하기는 싫다고 생각은 하지만 좋은 카메라로 예쁜 구도를 가지고 찍어주는 사진을 보면 또 그게 얼마나 갖고 싶은지... 참 부모 마음이라는 게 웃기다.


사진 찍고 오래간만에 평일 나들이를 하려고 했는데, 백화점도 문 닫고-_- 광교 아웃렛도 문을 닫아서-_-;;; 결국 광교 이마트로-_-;;; 아이가 아직 수유를 하다 보니 움직 일 수 있는 곳이 한정된다 흐흐흐.


화요일 날은 오래간만에 도하가 한참 집에 있었던 날이다. 그래서 였을까. 아니면 뭔가 잠자는 타이밍을 잘 못 잡아서일까 밤에 한참을 엄마 아빠를 괴롭혔다. (이날 도하는 뭔가 똥 타이밍과 수유 타이밍 덕분에 밤 10시에나 잠들었다.)


수요일은 회사 빌드 날이어서 목요일 새벽에나 들어올 수 있었다.


와이프에게 듣기론 도하는 저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 10시나 되어서야 잠을 잤다고 한다. 내가 3시가 다되어서 들어왔을 때 그때서 새벽 수유를 했고, 덕분에 와이프에게 정말로 미안했다.


그리고 글을 쓰다가 또 하루가 흐르고 나서 12시가 지난 지금이다. 삶이 정신이 없게 흐르고 있고, 그만큼 아이는 부쩍 자라고 있다. 정신 차리자, 이 순간은 찬라이자 빛나고 있으니.


달콤's 외모

오피셜 체중계로 6.08, 집 체중계로 6.3(2일의 시간차가 있다.)...

도하의 표정이 늘어갈수록, 도하는 무거워지고 키도 크고 있다. 매일 보면 얼마나 컸는지 모르는 게 인지 상정인데 아침과 저녁때가 다른 느낌일 정도이다.


덕분에 살이 많이 올라와서 목에 태열이 잔뜩 올라왔다. 50일 사진을 찍을 때 안타까울 정도로 붉게 올라오더니만 며칠 수딩젤과 침독 크림으로 진정해주니 붉은색은 좀 가라앉았다.

이제 만만찮은 몸무게!!

배냇머리도 좀 빠지는 것 같고 베넷 솜털들도 빠지는 느낌이다. 머리는 점점 더 자라서 자주 베컴 머리가 돼서 웃겨 죽겠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또 얼마나 커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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