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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Oct 10. 2017

네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35

D+137

육아 남자

연휴가 시작되서는 그나마 충분히 쉴 수 있었고, 도하랑 같이 있을 시간도 많았다. 잠시 잠시 출근을 했지만, 그래도 오픈 전후로 가장 긴 시간 동안 좀 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명절이라는 게 계속 쉴 순 없는 날이긴 하다. 추석 전날은 부모님과 함께 음식을 해야 하는 날인데, 도하가 전날 스와들업을 때는 연습을 하다 보니, 도저히 못 잤다. 나중에 보니 왠지 날씨가 쌀쌀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날씨가 쌀쌀해지니 도하가 추워서 자꾸 깨기도 하는 것 같은데, 그때는 몰랐고 수요일 즈음 이불을 덮으니 잘 자는 것을 봐선, 추워서 인 것 같다. 어찌 되었건 늦게 일어나서 어머니 집에 도착하니 오후 3시였다. -ㅅ-;;;;; 어머니가 음식을 다 해놓으셔서 저녁만 얻어먹고 별일 안 하고 왔다. 


그나마 염치가 선 것은 도하가 뒤집기를 하거나 방긋방긋 웃어줘서 할머니에게 애교를 좀 보여줬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녹이는 도하의 귀염 포텐

추석 당일은 보통 좀 대장정이 있다. 보통의 경우 아침에 차례 지내고 장인어른 산소에 들렀다가 처 할머님이 계신 의정부로 간다. 운전 시간은 평균 6시간 정도를 하는데, 도하가 과연 잘 버텨 줄 것인가가 가장 큰 관권이었다.


이날은 우리가 역시나 전날 잘 못 잤기 때문에 10시가 다되어서야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식사를 했다. 아버지랑 잠시 시간을 보낸 뒤 거진 1시가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고, 얼마 전에 장인어른 산소에 갔었기 때문에 하나 일정을 빼고 바로 의정부로 향했다.


도하가 얼마나 잘 버텨줄까 가 걱정됐는데, 100점 만점이었다! 쿨쿨 잘 잤다. 처 할머님 집에 가서도 할머님에게 잘 웃어주고, 다른 친척들에게도 잘 웃어줬다. 캬캬..

돌아올 때도 걱정이었는데, 차 타고 잠시 칭얼거렸을 뿐 집에 올 때까지 쿨쿨 잘 자 줬다. 정말 장거리 여행에 특화된듯한 느낌!


설 다음날은 바빠서 못 갔던 친할머니(도하에겐 증조할머니) 산소에 갔다. 이 날 역시 우리가 늦게, 아주 늦게 일어나서 -ㅁ-;;;(도하는 잘 잤지만 내가 피곤해서 늦잠을 잠..) 오전 11시나 돼서야 출발했다. 덕분에 차가 밀려서 중간에 도로 중간에 졸음 쉼터 같은 곳에 차를 세워두고 유축해놓은 젖을 먹였다. 길거리에서 또 수유하기는 처음이었다...

도로 한가운대서 트림중..(내 표정은 왜 저렇니..)

증조할머니 산소에게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도 도하는 잘 버텨줬고, 이번 추석 때 장거리 여행에서 다 잘 버텨줘서 너무 대견스럽고 고마웠다.


연휴가 끝나진 않았지만 금요일은 출근했고, 토요일은 집에서 볼일을 좀 봤지만 좀 쉬면서 잠시 나들이를 했다. 이렇게 연휴가 끝나가는데, 연휴 이후에는 좀 덜 바빠서 일주일 주말 포함 4일 정도는 도하를 씻기고 아침에 도하랑 놀아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일요일날은 대전 큰누나댁과 와이프 외할머니에게 가려고 대전을 내려갔다. 내려갈때는 잘자고 누나네 집에서도, 증조할머니, 와이프 큰외삼촌댁에서도 잘 있던 도하가 올라오면서 배가 고팠는지 엄청나게 울었다. 덕분에 너무 고생스럽게 한것 같아서 미안했다. 


겨우 겨우 집에와서 씻기고 재우니 밤 11시여서, 더 미안했다. 


겨우 애기 재우고 맥주 한잔 하고 있을때 회사에 일이 터져서 한참을 보다가 지쳐 잠들었는데, 정말 이날은 새벽 5시까지 일한것 보다 더 힘들더라.


그리고선 연휴의 마지막날은 결국 오후에 출근해서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허허.


달콤's 외모

이번에 친척들을 만나니 다들 도하가 어렸을 때보다 더 눈이 부리 부리 해졌다고 한다.

부리 부리

정말 그런 듯. 도하는 진지한 표정을 지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정말로 눈을 부릅! 뜬다. ㅎㅎㅎ


그리고 최근에는 정말 가만히 누워있지 않고 뒤집는데, 잘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뒤집는 게 질식의 위험도 있다고 하니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잘 때 뒤집는 건 특히 걱정이다. 6개월 즈음에 다른 방에서 재우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지금 같이 뒤집고, 다시 되집기를 하지 못하면 따로 잘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허허.. 안되면 마는 거지 뭐...


이제는 목을 잘 가누다 보니 비행기 놀이를 하면 엄청 좋아한다. 활짝 웃는 모습 보기 가장 좋은 게 비행기 놀이다. 정말 신나한다. 나중에 좀 더 크면 더 재미있어 할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흐흐 


도하는 구렛나루 있는 곳과 턱 밑에 약간 발진이 생겼다. 그리고 목아래쪽에는 좀 많이 아파보이게 발진이 올라왔는데, 꼭 화상입은것 마냥 상당히 아파 보였다. 다행이 도하는 크게 불편해 하지는 않는것 같았다.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피부에 쓸려서 그런 것이고 낫지 않으면 스테로이드 바르자고 했다는데, 좀더 확인해봐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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