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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Nov 13. 2015

호주 여행 - 애들레이드

진짜 애들레이드 여행은 아니고 동물 동물 동물 투어.

캥거루섬에서 일찍 나와서 저비스 곶으로 갔다.


이번에도 멋진 뷰를 보려 앞에 앉았지만, 아침 일찍 나왔고, 어젠 또 술 한잔씩 했기 때문에 기절 모드로 애들레이드까지 지나갔다. 

깨끗한 숙소

애들레이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하루 묵을 숙소로 이동했다. 지난날 렌트를 위해서 한참을 돌아다녔을 때 봤던 숙소였다. 


숙소를 되게 싸게 예약했는데, 의외로 깨끗하고 좋았다. ibis Styles Adelaide Grosvenor 호텔이었는데, 싼 가격에 방을 작게 만들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듯했다. 


여하튼 덕분에 호주 여행 와서 가장 좋은 방에 머물렀다! 우후후! 이후 일정의 호텔들은 다 꽤 좋았지만 기존 숙소들은;;;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수준이었다. 


숙소에 잠시 짐을 풀리고, 어제 못 본 캥거루를 보기 위해서 애들레이드 동물원으로 가려고 나왔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은 유서가 깊은 곳이다. 1883년 개장한 이 동물원이라는데 동물 동물한 우리의 여행을 생각해보면 꼭 가봐야 했다. 


일요일이어서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덕분에 몇 안되는 가게들 중 겨우 고르고 골라 식사를 하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동물원으로 향하는데, 토렌스 강변을 걷는데, 예쁜 새들과 엄청나게 멋진 나무들이 많았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에 1시 30분경 도착했다. 티켓팅을 하기 전에 동물원에서 오래전에 키웠던, 침팬지를 기리기 위해서 손을 조형해놨는데, 뭔가 찡한 기분이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침밴지 손가락 조형물과 교감중인 닝겐


티켓팅을 하려니 가격이 2명이서 60 달러가 넘는 가격이어서 약간 고민이 되었지만, 위에 말했듯이 100년도 넘은 동물원은 꼭 가봐야 하지 않나 싶어서 가보게 되었다.(앞에 있는 조형물의 찡한 느낌도 60달러가 아까운 느낌을 사라지게 했다.)


들어갔더니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은 한국의 동물원과 많이 달랐다. 일단 동물이 어마 무지 가깝다! 정말 원하면 충분히 만질 수 있는 거리. 물론 아무도 만지지 않았지만, 정말 가까웠다. 아침부터 스케줄을 잡고 동물들 먹이를 주는데, 그것 또한 대단했다. 


제 카메라가 구린데 저 악어를 이렇게 가까히 찍을 수 있어요 ㅎㄷㄷ


우리는 먼저 판다가 음식 먹는 것도 보고, 페리컨이 먹이 먹는 것도 보고, 호랑이가 고기 먹는 것도 구경 구경, 펭귄 먹이 먹는 것까지 봤다. 정말 가까운 거리에서 동물들 먹이를 먹는 걸 보니 진짜 좋아 보였다. 


가까워~!


동물원을 구경하다 보니 또 인상적인 게 있었는데,  그중 유명 동물들의 유해(!)를 보관하고 만질 수 있게 해놨다. 150년 된 바다거북의 등껍질이나 펭귄이나 캥거루 가죽 등을 만질 수 있게 해놨고, 또 어떤 전시관에는 코끼리 유해도 그대로 보관해놨다. 정말 인간의 생각이 아름답다는 건, 이런 게 아닐까? 동물과 인간이 다른점이 많지만, 그 중 '기억함' '기록함' 이것은 인간을 동물보다 우월하게 만들어내고 연민과 사랑으로 그것을 기억하는 행위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낸다고 본다.

모두 이 동물원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한 동물들... 기억함은  아름답다.


생각에 많이 남는 동물은 가까이에 있었던 많은 새들, 그리고 미어캣, 힘들게 봤던 레드 판다(진짜 사진은 잘 안 나왔지만 귀요미다) 그리고 풀려있는 양과, 염소, 캥거루,  쿼카까지.

쿼카임
잘은 안나왔지만 레드판다. >ㅁ
정말 지근거리에 있었던 새
미.. 미어캣으로 가버려!
호랑이도 이렇게 가까이서 본다. ㅎㄷㄷ(물론 유리로 앞이 가려져 있음.)


수달이 생선 먹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



아쉬웠던 것 쿼카를  볼 땐 쿼카나 캥거루를 앉지 말라고 쓰여있는데도 개념 없이 막 들고 하는데 말리지도 않는 중국인들이 진짜 꼴불견이었는데… 영어를 못하니;; 지랄도 못하겠더라. 누가 한마디 해줬으면 했는데, 못해서 화딱지가 났다. 


그런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그렇게 많은 동물들을 보고 또 보고 했다. 비싸긴 했지만 동물들을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게 좋았고, 맹수들조차도 최대한 접근 성을 보장해주는 동물원이라는 게 너무 좋았다. 


1884년에 만든 휴게소가 있었다. 뜨아.

특히 좋았던 것은 전체적으로 동물들의 상태가 정말 좋았는데, 이상 행동을 하는 동물들도 별로 없었고, 다들 꽤 행복해 보였다. 아마도 넓은 활동 범위를 보장해주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뭔가 한국에선 동물원을 보고 나면 굉장히 찝찝한 기분이 너무 심하게 있었다. 갇혀 있는 동물들이 이상 행동을 하는 게 꼭 하나 이상씩 보였고, 너무 안타까웠다. 이곳은 정말 그런 동물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동물원을 보고선 마음이 되게 편했다. 동물들이 다들 되게 편안하게 잠을 자거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같았다. 워낙 동식물을 사랑하는 오스트레일리아라는 게 많이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고 문 닫을 시간 (아마도 4시?)에 나왔다. 나와서 애들레이드 대학 옆을 지나, 백화점 쪽으로 갔는데 백화점도 오후 5시에 문을 닫더라 쿵;;


좀 앉아서 뭐 먹을까 찾다가 Grill’d라는 햄버거집에 갔다. 햄버거가 엄청 실하고 맛있게 나왔다. 뭐 와인+맥주 시켜서 돈이 한 4만 원 나왔으니 그럴 만도 하지 ㅎㅎㅎ

그렇게 맛있게 먹고,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숙소에 좀 일찍 들어왔다. 난 좀 늦게까지 여행 일기도 쓰고 회사 일도 하다가 10시경에 잠들었다. 


내일은 이제 3번째 도시이자 4번째 포인트, 그리고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가 있는 케언즈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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