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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Sep 26. 2018

네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80

D+490

육아 남자

다행히 감기는 아무도 안 옮기고 나았고, 도하도 크게 아프지 않고 넘어갔다.  이어지는 업데이트로 거의 일주일 내내 늦게 들어왔다. 물론 간혹 매우 늦게 들어와서(새벽 퇴근;) 아침 먹이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노력하려고 했다.


목요일 업데이트 - 금요일 사고 대응으로 정말 정신이 없었는데, 금요일은 오후 늦게까지 대응을 하다 보니 다른 분들 다들 일찍 퇴근했는데 우리 조직만 7시 넘어서 퇴근.. 크윽..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ㅠㅠ


그리고선 추석이 시작되었다. 5일간의 추석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계속 사고가 있어서 정말 제대로 대응을 하나도 못했다. 

여권사진 찍는 중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출근은 안 했다는 정도? 토요일은 도하 여권 사진을 찍었다. 뭔가 생각보다 찍기가 꽤 어려워서 고생하긴 했는데 나름 한 장 건졌다. 


출국날이 얼마 안 남아서 상당히 걱정을 했는데, 경기도 민원실이 토요일에도 해서(10월 1일부터는 안 한단다..) 출국 당일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휴휴. 


아빠 손잡고 걷는 연습 중

그리고선 태국 음식점 가서 저녁 먹고 들어오니 하루가 휘리릭~ 지나갔다.


일요일, 2년 전부터 아예 차례 음식을 거의 하지 않는 우리 집은 그냥 하루 전에 부모님 뵈러 가서 식사하고 누나들 선물(와인) 사러 갔다. 백화점을 갔는데 백화점 휴점 -_-;; 해서 당황했다. 근처 와인 할인점 가서 와인 사 오고, 도하는 계속 걷겠다고 하고 ㅎㅎㅎ 


와인 사고 나선 커피숍 와서 쉬다가 집에 들어가니 저녁 시간대.. 저녁 나가서 중국음식 먹고 나니 또 하루가 사라졌다. 나는 중간중간에 계속 회사일 하느라고 정신없었고.. 쿨럭.

추석 당일, 아침에 차례를 가볍게 진행했다. 1년 전엔 도하가 겨우 배밀이만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손만 잡으면 어디던 갈 수 있고 기어서도 어디던 갈 수 있으니 차례상에 몇 번 돌격했지만.. 잘 막고... 일어나서 절도 같이 하면서 1년 동안 정말로 도하가 많이 자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차례를 지내고, 아침 먹고 빠르게 의정부로 출발~! 나도 전날 알레르기가 올라와서 알레르기 약하나 먹고 잤다고 정신을 못 차렸고, 도하도 좀 피곤했는지 정말 기절해서 2시간 동안이나 걸렸지만 쉽게 의정부 도착했다. 다행히 도하는 거기서도 잘 지냈고 올 때는 또 한 시간 푹~ 자주고 이후에는 잘 있었어서 이리저리 손쉽게 왔다 갔다 했다.


도착하자마자 아버지 생신이라고 친가 내 모여서 케이크도 자르고, 강강술래도 하고 추석 당일을 보냈다.


추석이 지나고 다음날도 우리 가족들 만나서 점심을 양고기를 먹었다. 허허. 도하한테 양고기를 줘봤는데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 정말 좋아하는데, 도하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도하 걷기를 슬슬 해서 신발 하나 사러 백화점 갔다가 집에 들어갔다. 


회사의 사고는 이날도 계속돼서 새벽 4시에 사고 터져서 한숨도 못자고-ㅅ- 쌩 난리 난리..


그리고 오늘은 역시나 어제의 사고로 정신없이 계속 대응... 밤에 내가 대응하느라고 와이프도 거의 못 자서 와이프 재울 때 도하랑 잠시 밖에 나갔던 것 뺴곤 하루 종일 집에서 회사일 대응했다....


그러다가 와이프랑 어머님이 도하랑 나갔는데 드디어! 도하가 혼자 걷기를 시전 하였다! 허허.

나도 영상 보고 바로 뛰쳐나갔는데, 정말 신나게 혼자 걷는다. 자기가 혼자 걸을 수 있다는 걸 발견해서 너무 놀라워하면서 신나게 걷는다. 처음 걷는 것치곤 잘 걷는데 그래도 살짝씩 넘어지긴 했다. ㅎㅎㅎ 금방 잘 걸을 듯. +490일, 16개월 +1일이 될 때다. 16개월이 넘어가면 좀 걱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 손잡고 잘 걸어서 별로 걱정은 안 했다.  여하튼 일본 가기 전에 혼자 걷기 시작해서 기분이 좋다!


달콤's 발달

걷는 것도 걷는 것이지만 최근 먹는 것도 많이 달라졌다. 점점 간이 없으면 안 먹으려고 한다. 이번 추석 때 양가 할머니들이 간 되어 있는 여러 음식들을 먹였는데 정말 잘 먹더라. 덕분에 좀 과식도 했고.. 


하기 싫은 것과 하고 싶은 게 점점 명확해져서, 하기 싫은 것 시키거나 하고 싶은데 못하게 하면 장난 아니게 운다. 얼마 전에 화장실에 기어서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하니까 정말 엄청 오열 오열을 해서 깜짝 놀랐다. 물론 아직은 울다가 다른 거 보면 우는 거 잊고 다른 거에 집중하긴 한다. ㅎㅎㅎ

선물상자를 들고 가고 싶다고 오열 중

최근에 걷는 연습 하다가 오만 흙을 다 만지는데, 흙 만지고 안 씻고 과자 먹고 하는데 괜찮은 것 같기도 하면서도 아닌 것 같기도 하면서도 여러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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