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의 동티모르 시절 이야기]
앞으로 전개될 모든 이야기들은 제 핸드폰 or 드라이브에 담긴 사진의 순서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처음 동티모르로 떠났던 게 2016년이니 기억들이 많이 미화됐을 수도 있어요. 그럼에도 지난 사진들을 보고 당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걸 보니 여전히 저한테는 특별한 기억들인가 봐요.
앞으로 전할 이야기들도 재밌게 봐주세요:-)
2016.02.24.-25.
지난 1년간 한국에서 인턴 생활을 마치고 동티모르로 떠나는 날이었다.
2014년 12월 31일 마지막으로 인턴생활을 종료하고, 해외 파견을 위해 출국 전 두 달간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출국 준비를 했었다.
드디어 출국 당일이 됐고, 호기롭게 인천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갔다. 동티모르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경유를 해야 했었는데, 당시에는 싱가포르 or 발리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싱가포르는 공항에서 대기 후 바로 환승이 가능했던 터라 싱가포르를 메인 루트로 사용했던 거 같다.
새벽 1시경 출발하는 비행기였어서 인천공항에는 친구들이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일정임에도 직접 공항까지 태워줬던 기억이 있다. 7년도 더 넘은 기억이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게, 이때 함께 일했던 L대리님께서 베트남으로 출장을 가시는 일정이 있어서 공항에서 함께 햄버거를 먹고, 면세점에서 선글라스를 하나 샀었다.
L대리님이 먼저 비행기를 타고 떠나시는 일정이어서 보내드리고, 탑승구 앞에서 내 비행기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렸다. 사실 그전까지는 혼자 외국을 나가본 게 한 번 뿐이어서 많이 긴장했던 거 같다.
탑승 시간이 됐고, 비행기를 타서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카톡을 보낸 후 비행기가 이륙하기를 기다렸다. 당시에 박현태는 열정+자신감 그 자체여서 머릿속에는 설렘 가득 그 자체였다. 10분쯤 지났을까 엔진 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서서히 비행기가 떠오르는 그 순간 뇌리를 스친 생각은 ‘아…못가겠다. 집에 가고 싶다.’였다. 그렇지만 비행기는 이미 출발했고, 돌이킬 수 없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에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머리로는 설렘, 기대감 이런 것들이 가득했을지 몰라도 마음은 그저 겁 많은 소년이었나 보다.
걱정, 무서움, 두려움 가득 안은 채 기절했고, 눈 떠보니 6시간이 지나있었다. 그리고 내 몸은 싱가포르에 있었다. 창이 공항에서 3시간 정도 대기 후 동티모르행 비행기에 올랐고, 이때는 다시 마음이 정리가 된 건지 내려놓은 건지 마음이 편안했다. 그렇게 또 3시간 비행기를 타고 마침내 동티모르 수도 딜리 공항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