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푸틴의 죽음이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까.
나에게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친구 O와 러시아에서 온 친구 P가 있다. 2022년 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나는 O, P와 함께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관하여 이야기한 적이 있다. 며칠 뒤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났다. O와 P를 다시 만났다. 나는 P에 러시아 상황에 관해 질문했다. 푸틴은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현실은 뉴스보다 끔찍했다. P의 친척 중 한 명은 40대다. 징집명령서를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P는 그에게 다른 나라로 출국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많은 사람이 강제 징집되어 전쟁터로 향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를 탈출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P는 현재 러시아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일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공멸의 길이라고 했다.
푸틴의 죽음이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까. 정치적 의사결정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세력에 의해 내려지는 것이어서, 푸틴의 죽음이 종착점이 아닐 것 같았다. P는 러시아의 정치적인 상황에 관해 설명해줬다. 푸틴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이 있다. 정보기관 출신 인사가 권력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의 민주화가 끝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P는 나에게 한국의 민주화 역사에 관해 질문했다. 복잡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줄여 말하는 것은 어려웠다. P는 흥미롭게 나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말했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은 미래에 러시아가 밟아야 하는 길이 될 거라고. 그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역사가 자랑스러웠다. 동시에 되새겼다.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안전은 쉽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나는 독일에서 시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선택지가 아닌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전쟁이 끝나지 않는 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이 느끼는 독일과 내가 느끼는 독일의 의미는 다를 것 같다. 폴란드 여행에서 봤던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피난길이 생각나는 밤이었다.
6.25 전쟁은 1950년 발발해 약 3년 뒤 정전협정이 체결됐다. 이 전쟁은 대리전 양상을 띠면서 한반도는 희생의 땅이 됐다. 이념 대립의 여파는 7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70년이 흐른 뒤 이 사건은 어떻게 평가받게 될까. 분명한 건 전쟁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