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서류의 나라다.
이러한 과정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다.
독일은 서류의 나라다. 특히 관청을 통해 행정 처리를 하려고 하면 종이가 필수다. 한국에서 인생 대부분을 살아온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대부분 행정이 종이로 된 서류로 처리되고, 그래서 복잡하고 느리다. 다양한 경우에 이런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보험 해지를 했는데 그 결과를 이메일로 알려주지 않는다. 편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세금을 내는 과정은 회사에 고용되어 있다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회사에서 세금을 공제한 뒤의 월급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한국과 비슷하다. 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미니잡이라고 불리는 시간제 일자리를 가지면 일정 금액까지만 세금이 면제된다. 그런데 이 세금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액수보다 많이 징수될 때가 있다. 독일에서 이 초과한 세금을 돌려받는 방법이 있다.
기존의 방법대로라면 종이로 모든 서류를 작성해서 관청에 세금을 신고해야 한다. 독일어로 세금에 대한 신고(die Steuererklarung)이라고 한다. 번거롭다. 수많은 항목에 대한 정보를 다 알지도 못할뿐더러, 서류에 등장한 독일어를 다 이해하기도 버겁다. 관청에 테어민(der Termin)이라는 날짜를 잡고 방문해야 한다.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과정을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내가 이용한 곳은 분더텍스(WunderTax)다. 회사에 고용되어있었다면 연말에 월급명세서를 받는다. 여기에 나와 있는 항목을 분더텍스 웹사이트에 입력하면 된다. 이용료를 내면 이 업체에서 대신해 관청에 서류를 보내준다. 나는 34.99유로의 이용료를 지불하고 약 세 달 만에 세금을 환급받았다.
이 서비스를 통해 내가 환급받은 총금액은 481.36유로다. 한화로 약 7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이다. 독일에서 돈을 아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나에게 이 환급은 매우 기쁜 소식이었다. 세금 환급을 위한 절차도 간단했다. 복잡한 행정절차 없이 소정의 이용료만 내면 확실하게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개인의 납부 세액에 따라서 환급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금액은 내가 독일에서 얻은 패시브 인컴 중 하나가 됐다.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이렇게 숨어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꾸준히 알아보고 준비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생각보다 많다. 검색만 잘하더라도 아끼거나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이런 기회를 찾아내는 재미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꼭 이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