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를 만들어서 판트 용기를 모을 것을 추천한다.
모든 종류의 공병들이 이 판트 제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판트(Pfand)는 독일어로 보증금이라는 뜻이다. 공병을 모아 기계에 넣으면 병당 25센트(한화 약 360원) 정도 되는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독일에 오기 전에 이 제도가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 몰랐다. 슈퍼마켓에서 사람들이 기계에 병을 집어넣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공원에서도 공병을 줍기 위해 커다란 가방을 가지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주기적으로 패트병에 든 음료를 구매한다면 병을 반납하지 않았을 때 손해가 크다. 제품의 가격에 이 보증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판트 용도로 분류된 병을 반납한다는 가정하에, 제품의 가격이 애초에 비싸게 측정된 셈이다. 나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여섯 병 세트로 된 탄산음료를 구매했는데, 판트병 반납을 실천하지 않았다면 꽤 큰 돈을 돌려받지 못 할 뻔했다.
나는 2년간 총 12만 5천 원 정도를 돌려받았다. 음료를 마시고 난 뒤 판트 공병들을 모아놓을 가방을 마련해뒀다. 일주일 동안 공병이 어느 정도 모이면 정기적으로 슈퍼마켓에서 보증금을 환급받았다. 독일 생활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총금액을 계산해보지 않았는데,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꽤 큰 금액이 모였다. 큰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해볼 만 한 일이다.
모든 종류의 공병들이 이 판트 제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병에 붙어있는 판트 표시를 유의해야 한다. 이 판트 표시가 없는 패트병은 슈퍼마켓에 있는 판트기계에 넣더라도 인식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증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 판트 표시가 있는 음료만 구매할 필요는 없겠지만, 음식 재료를 구매할 때 참고하면 좋은 정보다.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좋은 일이다.
바구니를 만들어서 판트 용기를 모을 것을 추천한다. 쓰레기통을 마련할 때부터 이 판트 용기를 위한 공간을 분리해놓으면 편리하다. 나는 일반쓰레기, 플라스틱, 종이류, 판트 용기 총 네 가지의 쓰레기통을 준비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판트 용기를 모아 슈퍼마켓에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을 생활화하면 큰돈을 절약할 수 있다. 이 습관이 큰 변화를 불러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페트병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장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관광지 카페나 공항에서 일회용품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기계를 봤다. 보증금은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도 있고 스타벅스 카드, 티머니 카드 충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판트 제도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도,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