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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낫현 Feb 06. 2021

《승리호》와 함께 보면 좋은 영화

닐 블롬캠프 감독의 영화 《엘리시움》

 영화 감상 후 가볍게 읽어주세요 :)


엘리시움은 고대 그리스어로 '신들의 영역'이라는 뜻이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미래에 우주공간에 부자들만의 도시를 짓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엘리시움이다. 감독이 닐 블롬캠프다. 《디스트릭트 9(2009)》, 《채피(2015)》등을 맡았는데 특유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디스토피아적이고 기술 관련된 볼거리가 많다. 닐 블롬캠프 감독의 영화를 보면 미래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만은 희망적인 결말이다.

 

맥스 다코스타(맷 데이먼 분)는 어릴 적부터 엘리시움에 가고 싶어 하던 지구 소년이었다.

맥스 다코스타(맷 데이먼 분)는 어릴 적부터 엘리시움에 가고 싶어 하던 지구 소년이었다. 자신을 키워준 수녀님으로부터 “여기서 보면 엘리시움이 아름답지? 저곳에서 봐도 지구는 아름답단다. 뿌리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듣는다. 우여곡절 끝에 엘리시움에 가게 되는데,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에서 꽤나 놀라운 결말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그리는 미래는 표현되는 색채보다 훨씬 더 암울하다. 기술이 크게 발전했지만 거의 모든 것이 엘리시움에만 있다. 기후변화, 환경파괴 등으로 지구 사람들은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가지만, 엘리시움 시민권이 있는 사람들은 ‘위쪽 세상’에서 풍요롭게 살아간다. 심지어 모든 질병 및 상해를 치료할 수 있는 의학기술이 있어 생명을 위협받을 일도 없다.

엘리시움의 국방부 장관은 그곳을 지키는데에 있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엘리시움의 국방부 장관은 그곳을 지키는데에 있어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지구로부터 승인받지 않은 난민 우주선이 접근하자 격추를 지시한다. 대통령과 참모들의 만류에도 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반란을 꿈꾸고 있었다. 엘리시움의 시스템 코드를 변경해 권력을 장악하겠다는 것. 한편 다코스타는 우여곡절 끝에 엘리시움에 가게 될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의 부탁을 들어줄 해커는 시스템 코드를 뇌 속에 담아오라는 조건을 제시한다.

다코스타는 시스템 코드를 뇌 속으로 옮기는 데 성공하고, 엘리시움으로 향한다.

다코스타는 시스템 코드를 뇌 속으로 옮기는 데 성공하고, 엘리시움으로 향한다. 엘리시움에 도달해 그가 내린 선택은 '모두가 주인인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시스템 코드가 변경된 뒤 시스템은 지구로 의료 셔틀을 보내 병든 사람들을 치료한다. 이렇게 영화가 마무리된다.


영화 《엘리시움》이 그리는 미래는 꽤나 끔찍하다. 영화의 색채가 어둡다거나 잔인한 장면이 다수 포함되어있지는 않지만, 영화가 그리고 있는 요소들을 봤을 때 그렇다. 모든 기술은 자본을 차지한 자들의 것이다. 심지어 의료기술마저 부자들의 손에 들어갔다. 어떤 병이든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지만 모두와 공유되지 않는다. 지구에서는 가난에 허덕이며 사람들이 죽어가지만, 엘리시움에서는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이 '끝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이 영화처럼 코드 하나로 모두에게 주권을 돌려줄 수 있다면 세상의 많은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것만 같다.

세상의 주권을 모두에게 돌려주는 시스템 코드 변경. 즉, 엘리시움의 시민을 전 인류로 바꾼 다코스타의 선택은 놀라우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현실에서 이 영화처럼 코드 하나로 모두에게 주권을 돌려줄 수 있다면 세상의 많은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것만 같다. 하지만 현실에 그런 코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권력과 자원을 배분하는 문제, 기술이 어느 편의 인류를 이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그 문제들을 해결할 역할을 정치라는 이름의 인간이 만든 체계가 맡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모두가 주인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자본주의가 약자를 짓밟고 일어서는
괴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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