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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낫현 Feb 23. 2021

우리는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에드워드 윌슨, 『지구의 절반』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것. 그것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근거는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은 생물권에 속한 인류의 선택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돌아본다. 인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 Pixabay
서로 너무나 다르면서도 그토록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의지하고 있는 생물들이 모두 우리 주변에서 작용하는 법칙의 산물이라는 점을 곰곰이 생각하면 흥미롭기 그지없다.

- 찰스 다윈, 『종의 기원』 중 -


보이지 않지만 연결되어 있다. 에드워드 윌슨은 인류세 지지자들의 주장에 우려를 표한다. 인류세 지지자들은 인류가 자연을 보호하는 데에 실패했으며, 훼손되지 않은 자연은 이제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생물들만 살리는 쪽으로 환경보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떤 생물을 제거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전한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어느 작은 생명도 가치 없다고 섣불리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제거해도 괜찮은' 생물은 없다.


독자적인 생명 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서 아마겟돈과 세계의 종말을 상상해보자.... 생명은 심층 생물권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우주의 거대한 순환을 통해 다시금 지구에 지적 생명체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p.189)


저자는 해수면부터 심해까지 자리한 생물권을 설명한다. 마치 실제로 작가와 함께 그곳을 여행하는 것처럼 자세히 묘사한다. 지구의 종말을 언급한다. 이 땅 위의 모든 생명이 사라진 뒤에도 지속해서 번성할 수 있는 곳, 바로 심층 생물권이다. 이곳은 해저 지하에 있어 지표면 위에 운석이 충돌해도 이곳에 있는 생물들은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난 뒤 그 생물들이 땅 위로 올라와 번성할 것이다. 진화의 과정을 거쳐 인간과 같은 생물로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무리 천재적인 과학자나 정치가라도 생태계를 대체할 수는 없다'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생태계의 상호작용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시스템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생명들을 유지하는지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지구의 절반을 있는 그대로 보전하자는 주장을 펼친다.


물리적인 경계를 짓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절반 비율을 자연의 몫으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지칭하는 생태 발자국이라는 개념도 언급됐다. 인공지능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생태발자국은 줄어들 것이고, 기술은 우리가 속한 생물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좋든 싫든, 준비가 되었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생명 세계의 마음이자 청지기다.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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