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Time》 found Guilty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2013)》
*스포일러가 걱정된다면 영화 감상 후 글을 읽어주세요.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다시 봤다. 처음 본 것이 아닌데도 여전히 이 영화는 나에게 놀랍게 다가온다.
처음 본 것이 아닌데도 여전히 이 영화는 나에게 놀랍게 다가온다.Harry Chapman found Guilty - of genius
영화 속 해리(톰 홀랜더 분)의 연극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뒤 신문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해리 채프만의 천재성은 유죄”. 이 영화의 천재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톰 후퍼 감독의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이 그랬듯, 삶의 다양한 요소들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사랑, 생명, 죽음에 대한 사무치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 메시지 넘어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가장 무거운 언어가 자리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2013)》이다.
영화가 전개될 수록 아름다워지는 메리와 팀.팀(도널 글리슨 분)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남자다. 과거로만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어느 날 아버지(빌 나이 분)로부터 이 사실을 듣게 된다. 인생을 낭비해서는 안된다며 진정하고 싶은 것을 생각 봐야 한다는 아버지에게 팀은 말한다. “여자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메리(레이철 맥 아담스 분)는 출판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여성이다. 영국의 모델, 패션 디자이너인 케이트 모스를 좋아한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팀을 만난다. 그와 결혼한 뒤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간다.
사랑, 모든 것의 종착점
엉망인 결혼식도 행복하게 그리는 어바웃타임팀은 우연히 메리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팀은 메리와의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다. 실수를 하면 과거로 돌아가고, 더 나은 시간을 만들어가면서 메리에게 다가간다. 시간이 지나 둘은 결혼하게 된다. 폭우가 몰아치는 곳에서도 모두가 웃고 있는 그곳에는 행복이 있다. 결혼식에서 아버지의 축하 메시지가 감동적이다.
팀의 아버지역을 맡은 배우 빌 나이의 연기도 돋보인다. 강인한 어머니와 너그러운 아버지를 잘 표현했다.결혼하는 사람에게 전 항상 한 가지만 충고해 줍니다.
I’d only give one piece of advice to anyone marrying
끝엔 우리 모두 다 비슷하거든요. 모두 늙고 같은 얘기를 수십 번식 반복하니까요.
We’re all quiet similar in the end. We all get old until the same tales too many times.
하지만 상냥한 사람과 결혼하라고 합니다.
But try to marry someone kind.
생명, 돌이킬 수 없는 책임과 행복
새 생명과 함께하는 팀과 메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팀은 생명에 대한 책임도 느낀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상의 속도는 빨라지고, 정신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시간여행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일상의 구석구석은 행복으로 채워진다.
아이를 팔 안에 안으면 이제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When you see the baby in your arms and you know that it’s your job now.
갑자기 시간 여행이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인생의 한순간 한순간이 모두 너무나 즐거웠기에.
Suddenly, time travel seems almost unnecessary, because every detail of life is so delightful.
죽음, 잔잔한 슬픔과 적응
팀에게는 곧 새로운 아기가 생긴다. 새 생명이 탄생하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는 시간 이전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생명이란 정확한 순간에 탄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 비슷한 행동을 한다고 해도, 아기는 다른 존재가 된다.
아버지와 새 생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팀. 팀은 아버지를 놓아주는 선택을 한다. 팀에게 그 날이 온 거냐고 묻는 아버지의 표정은 담담하다. 아버지는 팀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해변에 함께 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잔잔한 슬픔. 그 뒤에 영화가 보여주는 부재에 적응하는 삶.
해변에서 아버지와 함께 걷는 팀.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은 삶을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
영화는 행복이 거대한 것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몇 번이나 인사하고, 성장하는 생명을 바라보고, 운동을 하며, 공기를 느끼고,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사소한 행복에 웃을 수 있고,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에 행복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는 행복이 거대한 것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영화에서 말하는 시간의 속성은 시간여행이라는 요소로 특별하게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일상적인 삶의 속성이다. 같은 행동도 다른 타이밍에는 다른 결과를 낳는 것. 행복을 얻는 것은 시간을 바꾸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 영화의 천재성이다.
어바웃타임에서 말하는 시간의 속성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일상의 속성이다.모두에게 동일하게 존재하는 시간. 그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이 시간과 공간을 즐기고, 함께하는 존재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시간 여행을 한다.
We are all travelling through time together, every day of our lives.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뿐이다.
All we can do is do our best to relish this remarkable ride.
영화는 아버지의 말을 통해 행복의 공식을 알려준다. 시간에 대하여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간단하다. 이 영화는 긴장과 걱정을 내려두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태도라고 말하고 있다.
아버지는 관객에게 말하듯 삶의 속성을 팀에게 전한다.큰 비밀을 알고 싶니? 아니면 나처럼 그냥 네가 알아내는 게 낫겠니.
Do you want to know the big secret, or would you rather find it out for yourself like I did?
그러고는 행복을 위한 아빠의 공식을 말씀해 주셨다.
He told me his secret formula for happiness.
두 가지 단계 중 첫 번째는 일단 평범한 삶을 사는 거다. 하루하루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Part one of the two part plan was that I should just get on with ordinary life, living it day by day, like anyone else.
그다음은 아빠의 계획 2단계다. 거의 똑같이 하루를 다시 살라고 말씀하셨다.
Part two of Dad’s plan. He told me to live every day again almost exactly the same.
처음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 번째에는 제대로 느끼면서 말이다.
The first time with all the tenstions and worries that stop us noticing how sweet the world can be, but the second time notic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