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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낫현 Jul 03. 2021

선택이 모여 이어지는 역사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

영화 감상  가볍게 읽어주세요 :)

“가슴이 아파서 행동을 멈출 수 없다.”

역사는 선택이 모여 이어진다. 양심적인 선택이 민주화를 꽃 피웠다. 영화는 그 양심을 들여다본다. 스스로의 선택도 돌아보게 했다. 나는 어떤 선택을 내리고 있나.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나.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나. 영화는 성찰하게 했다. 사회적 위치에 상관없이 내린 최소한의 양심적인 선택이 모여 한국 민주주의 희망이 됐다.

 경찰이 고문해서 대학생이 죽었는데 보도지침이 대수야? 앞뒤 재지 말고 들이받아!” 유력 일간지 사회부장의 대사다. 사건 보도를 결정한다. 고문 근절 캠페인을 연재한다. 양심 있는 언론인의 상징적 모습이다. 1987년 박종철 군이 경찰 조사 중 사망한다. 경찰은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려 한다. 담당 검사는 부검을 밀어붙인다. 윤 기자는 정보를 입수한다.

물고문 도중 질식사. 진실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움직임을 만들어진다. 양심적인 선택이 모여 민주화에 대한 시민의 열망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이한열이 쓰러졌다. 경찰이 조준 사격한 최루탄에 머리를 맞은 이한열.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가 같은 해 7월 5일 세상을 떠난다. 분노는 더 커진다.

@중앙일보

이한열이 이종창에 의해 부축 되는 사진은 중앙일보와 뉴욕타임즈 1면에 실렸다. 폭압적인 진압 방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연세대학교 교육과학관 건물이 불에 탔다. 학생들이 체포됐다. 비명과 구호가 뒤섞였다. 이러한 이야기를 어머니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영화는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당신께서 경험한 세상은 최루탄 냄새 가득한 혼란스러운 세상이었다.


새로운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영화와 다르다. 주권은 시민들에게 돌아갔을지언정, 안전한 사회에 대한 소망은 실현되지 못했다. 생명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관행 탓에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사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다. 주권실현을 넘어서는 이야기이다. 모두의 살아가는 방식이 크게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정문에 표시되어있는 이한열이 쓰러진 자리. 나는 어떤 생각을 했나. 양심적인 선택은 새 세상의 밑거름이 됐다. 이걸 깨닫게 될 때 청년 이한열, 박종철 군 사망 사건을 보도한 윤기자, 부검을 밀어붙인 검사, 분노한 수많은 시민 모두 민주화의 주역이 된다. 가슴이 아파서 행동을 멈출 수 없다. 영화 속 이한열의 대사다. 행동하는 가슴이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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