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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eyes Jan 07. 2024

TIL9. 신입으로 돌아간 7년차 백오피스 기획자

CX 기획자에서 PM으로 직무 전환을 하며 느낀 것들 

※ TIL 이란? 

Today I Learned의 줄임말로 오늘 배운 사소한 그 어떤 것이든 기록해보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1. 팀을 이동한지 벌써 한 달이 지났습니다. 

6년간 서비스 운영(CX 기획), 상담 백오피스 기획 및 각종 솔루션 기획을 담당하다 주문 모듈과 직매입 모듈을 담당하는 백오피스 기획자로써 새해를 맞게 되었습니다. 


2. 아무리 오랫동안 백오피스 기획자로 일했다고는 하지만, 모듈이 바뀌고 시스템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옆에 있는 4년차 파트 후배가 프론트 기획부터 백오피스 기획까지 다 담당했던터라 그렇게 제겐 커보이는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CX 기획팀에 있을 때 후배들이 나를 보면서 행여 위화감을 느끼진 않았는지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알려줄 것은 없었는지 반성하게 되더군요. 


3. 새로 옮긴 팀을 비유하자면 각자도생입니다. 

기존 팀이 하나의 가족 공동체같고 마을과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팀 분위기가 좋았는데 팀을 옮기니 그런 생각이 더 듭니다. 지금 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 팀과 비교했을 때 프리랜서 집단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분위기가 더욱 강합니다. 아무리 진리의 사바사 팀바팀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다를까 싶습니다. 한 편으론 IT 프로덕트가 중심이 되는 회사에 간다면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강할 것이라 봅니다. 


4. 그 때문에 자기계발을 더 해야할 것 같은 압박감을 받기도 합니다.

옆 동료가 기존 서비스 운영 정책에 대한 히스토리를 거의 대부분의 모듈에 대해 걸쳐 알고 있고, 그에 따라 새로운 기획 내용을 도입 시 어떠한 이슈가 터질지 마천도사처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옆 팀 동료는 파이썬과 SQL 등 각종 데이터 분석 도구에 꽤나 능통합니다. 그 옆 팀의 팀장님은 한 술 더 뜹니다. 입사 연차가 꽤 됨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해하기 힘든 단어와 각종 피드백을 팀원들에게 일일이 줍니다. 일하다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데도 여념이 없으시구요. 


5. 내가 배웠던 모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문, 클레임 단의 모듈을 중심으로 자사의 이커머스 프레임 구조가 어떻게 짜여져 있는지를 늘 생각하면서 업무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른 모듈로 옮겨와보니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영화 치킨런의 닭들이 닭장을 벗어난 세계에 대해 멋대로 상상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상품, 편성, 심의, 계약, 직매입, 주문, 프로모션, 기준정보 등 이커머스에 맞물려진 모듈들이 각자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함께 돌아가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꽤나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여러번 느끼곤 합니다. 


6. 그래서 백오피스 기획자라면 다양한 모듈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느낍니다. 

스스로를 '백오피스 기획자'라고 칭하지 않고 PI (Process Innovator)라고 지칭하고 싶은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사내에서 겪는 비효율과 잘못된 레거시는 특정 하나의 모듈에서만 비롯되어 있지 않습니다. 데이터의 적재 방식의 어려움 때문에, 연동 시점의 오류 때문에, 의사결정의 핵심이 회계팀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특정 팀의 입김으로 인해 그렇게 관행적으로 해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등 하나의 제품은 그저 수많은 과거들의 총합이자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아야 백오피스 개선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개선을 통해 실제 내부 직원들의 편의성이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낍니다. 피상적인 기능 개선 만으로는 특별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없으니까요. 


7.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할당 받은 업무 R&R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제넘게 본인이 맡은 모듈을 제대로 학습하지도 않은채 다른 모듈까지 건드리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하나의 일감이 요청사항으로 들어올 때 어떤 모듈들에 영향을 끼치게 될지 고민해보고 이 과정에서 그 모듈에서는 어떤 개발 요소들이 필요한지를 리스트업 하여 해당 모듈 기획자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해보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됩니다. 만약 이 때 '나는 A모듈 담당자니까 딱 우리 쪽 모듈에만 미치는 영향도만 파악할거야'라는 생각과 'A모듈에 대한 이슈사항을 체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A모듈에서 우리가 원하는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선 B모듈과 C모듈에서 선행적으로 어떤 것을 해줘야 해'라는 두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후자의 생각을 할 때 기획자가 비로소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배울거 투성이이고 하루 하루가 자신감과 자괴감으로 범벅되는지라 이렇게 회고한 내용들도 틀릴 수 있지만, 올해가 끝나갈 무렵에 이 TIL 시리즈의 감정은 부디 '그래도 좋았다, 성장했다'로 기록되길 작은 새해 소망으로 남겨봅니다. 


이 글을 읽는 신입 기획자 분들, 특히 혼자서 성장해 나가고 계실 분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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