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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eyes Apr 21. 2021

사회 초년생의 나답게 사는 법 (5)

왜 일하세요?

왜 일하세요

지나고보니 명수옹의 말들이 회사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노동의 가치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자산시장의 폭등으로 인해 월급, 연봉, 몇십 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하루아침에 벌고 잃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일상이 무가치하고 어쩔 땐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하다.  노동은 나답게 살기 위한 물질적 수단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늘어가고 있다. 부업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취미를 위해, 퇴사 후 창업을 위해 노동은 현재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필수재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말이다.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 많아진 요즘, 노동의 본질을 이렇게 말하는 왕왕 있다.

'월급 루팡으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아'

'돈 받는 만큼만 일하면 돼'

'임원 될 것 아니면 일찍이 욕심을 버리고 자산 증식에 매진해, 회사 일에 집중하지 말고'


그 이유는 노동만으로 성공(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 하지만

한 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내가 일하는 이유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이자 교세라 그룹의 창업주 이나모리 가즈오는

자신의 서적 <왜 일하는 가>에서 일하는 이유를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바로
 '훌륭한 인격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이나모리의 말은 지금 세대가 보기엔 꼰대스러운 발언이다.
1980~90년대의 성장신화가 넘쳐나던 시절, '회사에 헌신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어'라는 말이 통했지만

지금은 노동의 가치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MBC <아무튼 출근> 에 출연한 10년차 카드사 소속 이동수 대리의 책상 앞 문구


그렇다면 내가 노동을 하는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바로 '대충'에 중독되는 나 자신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노동을 등한시하면 안 된다.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성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성공 이전에 노동은 곧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계획하며 인내하는 모든 것들의 의식을 지배하곤 한다.  도전적인 업무 목표를 설정해 자기 한계를 시험해보는 것, 싫어하지만 할 수밖에 없는 일을 맡아 싫어하는 것도 견뎌낼 수 있는 인내력을 기르는 것, 프로젝트를 리딩 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각기 다른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결국 성황리에 마감해보는 것은 노동을 등한시하고 대충 여긴다면 절대 얻어낼 수 없는 성취이자 결과값이다.


회사 다니기를 즐거워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단지 나 자신의 훈련과 단련을 위해 회사를 다닌다고 생각한다면 노동의 관점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수많은 관문들을 거치며 얻은 작은 성공경험의 자산은 내 자존감의 단단한 지지대를 만들어 줄 것이다.

저스틴 비버의 'Peaches' 뮤비의 댓글. 어린 시절부터 성공한 저스틴 비버도   끊임없이 명곡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다. 억만장자인 그 일테지만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거듭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 일머리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머리' '일 센스'라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을 자기 한계를 넘기 위한 도구로 받아들이고 자아와 회사를 분리하는 동시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선 최소한 일잘러는 아니더라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일머리, 일 센스를 신입사원들이 처음부터 알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선배들이 알려주는 내용은 업무에 관한 전반적인 프로세스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일 잘하는 직원으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알려주기란 드물다.


최근에 업무처리 노하우와 관련된 책을 한 편 읽었는데 그간 다녔던 기업들을 통해 6년간 쌓았던 노하우가

한 번에 잘 담겨 있어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지극히 공감하는 몇 가지 팁을 함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1. 일 잘하는 사람은 폴더를 보면 안다

<눈치껏 못배웁니다, 일센스> , 45p

'일잘러'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일을 빠르게 처리하고 싶다면 폴더 정리가 중요하다. 어떤 업무를 맡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업무만 해도 족히 4-5가지의 범주로 나뉜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하위로 분류되는 자잘한 업무들이 있어 폴더 정리에 따라 업무 속도가 갈린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선 MECE 한 폴더 정리를 제안한다.

맥킨지 컨설팅 사에서 문제 분석과 해결을 위해 사용했던 사고기법으로 '서로 중복 없이, 전체적으로 누락 없이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를 뜻한다. 폴더관리를 함에 있어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도 내용은 모두 포함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사례는 나의 폴더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 MECE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게시글을 참조해보세요 :)



큰 것에서 작은 것, 대분류에서 소분류로 생성한 폴더들. 자주 쓰는 폴더는 아예 대분류 폴더로 따로 생성해두었다

CS서비스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는 내 직무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폴더가 정렬된 것만 봐도 어떤 일을 하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업무의 빈도가 잦고 타 부서 등 협조 요청 건이 많은 것들, 아울러 업무의 성격이 배타적 (Exclusive)이어서 동일 폴더에 파일을 담을 수 없는 경우엔 모두 폴더를 분리했다.


그리고 폴더명 앞은 알파벳과 숫자로 정리해 나만의 가독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조회수가 높은 폴더는 알파벳 순서상 앞쪽, 숫자상 1에 가깝게 배치하여 내가 어떤 업무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지도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분리한 폴더가 가장 위력을 발휘할 땐 부재중 일 때이다.

연차 중 부득이하게 업무를 요청할 경우, 회사의 다른 동료에게 파일을 공유해야 한다면 폴더의 위치를 바로 구두로 전달할 수 있어 간편하다.


2. 보고 시, 상사에게 결정 권한을 주고 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82p, 우측 사진은 사수에게 특정 이슈에 대해 메신저로 보고 했던 내용 캡쳐

업무 관계상 사수, 상사에 해당하는 분의 역할은 무엇일까? 바로 결정 권한이다.

상사는 내가 하는 세세한 업무 내용까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알 필요도 없다. 일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으며 연초 또는 매월 설정한 핵심 목표 및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장애물이 어떤 것이 있고 그것을 상사로써 어떻게 제거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주는 사람이다.


따라서 특정 이슈, 프로젝트 진행 중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우리가 보고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하나, 최대한 두괄식으로 일목요연하게 간단히 내용을 정리한다.

상황을 서술하는데 집중하지 말고 결정사항, 문제 발생 배경, 장애물이 되는 부분 3가지를 핵심적으로 말하면 된다.


둘, 본인의 생각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

상사에게 보고 중 의외로 많이 듣는 소리가 '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이다. 결정할 사항 없이 단순히 상사의 업무 참조를 위한 보고 건도 있겠지만, 문제 발생의 상황에서 고자질하듯 보고를 하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나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비교적 최선의 선택이라 보는지 근거를 마련해 이것이 옳은 선택인지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는 방향으로 보고가 흘러가야 한다.


셋, 최종 결정 권한은 상사에게 위임한다.

신입 사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2가지는 중간보고 누락과 최종 결정 후 통보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종종 완벽한 일처리를 꿈꾸며 상사의 부담을 덜어보고자 자신이 모든 상황을 종료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상사를 의도와 다르게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3. 쓰면 능률이 올라가는 엑셀 함수와 사이트

이 책이 정말 괜찮다고 느꼈던 이유는 엑셀 부분과 PC환경 구축 부분이었다.

직장인을 위한 엑셀 책이 참 많지만 괜히 마음의 장벽이 가고 자꾸 손이 안 가는 이유는 '너무 많은 함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책은 가장 많이 쓰는 함수 4가지 (IF, COUNTIF, VLOOKUP, SUMIF)와 절대 참조와 피벗테이블까지만 딱 알려준다. 그러곤 정말 현업에서 쓸법한 기획서를 함께 만들어 보도록 예제를 제공해 직장 동료에게는 묻기 민망한 엑셀 기반의 보고서 작성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부록으로 제공되었던 크롬 환경 구축과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이미지, 글꼴 참조 사이트 또한 내가 자주 쓰던 사이트들이 기록되어 '이론서'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어차피 복세편살

일을 통한 자신의 성장을 꿈꾸는 것은 직장인으로서 가장 이상적으로 꿈꾸는 상황이다.

설사 직장을 자아성장의 디딤돌로 삼지 않고 회사 밖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일지라도

스스로 왜 일하는지에 대한 고찰과 회사에서 최소한의 '밥값'을 하기 위해선 일머리, 일 센스는

내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복세편살 (복잡한 세상 편히 살자)라는 말처럼 이 글을 읽은 모든 신입사원, 직장인들이 좀 더 편히 살길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본 콘텐츠는 21세기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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