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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Jun 06. 2018

내게 맞는 회사 생활 철학을 내가 직접 개발해 보았다

#내가 시조인 새로운 직딩생활학파  #이름은 '그레잇 팔로워십'

"공감과 협력보다는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가 젊은 꼰대를 양산하는 '꼰대의 조로(早老) 현상'을 일으킨 주범이죠"


'꼰대의 발견'이란 책을 집필한 아거(필명) 작가의 말이다. 우리나라는 사람의 인간적인 면보다 능력있는 사람만이 존중받는다는 '능력지상주의'가 팽배한 사회다. 나보다 능력이 없거나, 서열이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문화는 이런 능력지상주의 현상을 잘 보여준다. 윗 사람이 아랫 사람을 함부로 대하거나, 자기 뜻대로 움직이길 강조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근데 문제는 20-30세대에게서 이런 풍조가 심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이는 젊지만 행동은 꼰대스러운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꼰대를 욕하던 사람들이 스스로도 꼰대가 되어버린, 씁쓸한 현실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꼰대들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것 봐라. 니네라고 별수없지?'라고 말이다. 비록 20-30은 아니지만 아직 젊다고 자부하는(만 나이로는 40이다) 나로서는 이런 소릴 들을 생각을 하면 왠지 승부욕이 발동한다. 원래 꼰대들(나이로는 50세 즈음, 직위로는 부장급 이상)이야 이미 흘러간 세대이니 앞으로도 계속 '꼰대'로 살면된다. 하지만, 아직 젊은 나는 절대 '꼰대'가 되기 싫다. 그래서 젊은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고민을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생각해 보았다. 이 참에 직장에서도 살아남고, 한 개인으로서도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정립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과연 퇴사, 창업, 재테크 말고는 답은 없는 걸까? 시키는 일이나 하면 되는게 회사 생활인가하는 회의감도 해소할 겸 말이다. 그래서 많은 고민과 학습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그레잇 팔로워(Great Follower)'가 되자' 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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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잇 팔로워(이하 GF)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아직 팀에서 리더는 아니다. 아직 실무자다. 이것저것 잡다한 임무가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팔로워라고 하기엔 직위가 높다. (여느 조직에선 차장이면 이미 팀장을 하고 있을 것이다) 팀장을 제외하고선 모두가 나보다 낮은 직위의 팀원들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사원~대리급을 팔로워로, 과장~차장 직위에 나이는 30대 중반~40대 중반의 실무자를 GF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면 'GF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아직도 계속 보완해 가는 중이지만 지금까지 내가 정리해 온 그레잇 팔로워의 덕목, 그레잇 팔로워십(Great Followership)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네가지로 구성해 보았다.  


1. 팔로워(나의 후배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 주기 
2. 리더(나의 상사)에게 심리적 안정감 주기 
3. 업무 능력
4. 홀로 설 수 있는 '나만의 컨텐츠' 


GF의 핵심 개념은 앞의 두가지 인데 이는 사이먼 사이넥의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란 책에서 인싸이트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우선 그가 오늘날 기업조직에 대해 주장하는 바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이먼 사이넥은 돈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를 말한다. 조직문화의 핵심은 구성원들이 '안전감'을 느끼도록 하는데 있다. 동료들이 나를 존중해 주고, 상사가 나를 돌봐준다는 의미의 안전감 말이다. 이런 감정을 느낄 때 구성원들은 조직에 신뢰를 느끼고 맘 편히 일에 몰입할 수 있다. 만약 구성원들이 조직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외부 고객도 그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조직내 정치나 본인의 이익을 우선 추구할 것이기 때문에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된다. 이는 곧 비효율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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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구성원들에게 안전감을 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마음 놓고 도전하고, 터놓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분위기 조성을 위해선 상사들의 '말' 이 중요하다고 사이먼 사이넥은 말한다. 이를 테면 이와 같다. 상사들이 솔직하게 말을 할때, 실수를 솔직히 고백할 때,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할 때 구성원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아, 저 사람도 나랑 똑같이 고민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실수할 지라도 공격적인 언사를 삼가한다.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같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실수한 사람을 망신주고, 질책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에서 그친다면 그레잇 '팔로워'가 아니라 '리더'가 되라는 말이 될 것이다. 위에서 말한 내용은 아랫사람들에 대한 리더의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밝힌 '안전감'은 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리더들도 똑같이 원한다는 점에서 GF의 할 일이 추가된다. 나와 같은 GF는 아래로는 직원들이 있지만, 위로는 팀장을 도와야 한다. 실무적으로도 도와야 하지만, 리더의 안전감도 관리해야 한다. 팀원들에게 "00씨 괜찮아요. 다음에 실수 안하면 되죠. 요즘 잘 지내나요?" 라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로 리더에게도 똑같은 말을 건네야 한다. "뭐, 힘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그 일은 제가 좀 도울까요? 커피 한 잔 하면서 바람이나 쐬실래요?" 라고 말이다. 


GF는 부하 직원들을 팔로잉한다. 훈계하고, 지적하기 보다 그 사람의 사정을 인정해 주고, 잘 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마음을 공감해 준다. 그 점에서 '젊꼰'과 다르다. 


또한 GF는 윗사람을 팔로잉한다. 하지만, 윗사람이 시킨 일을 잘 하고 말을 잘 듣는다기 보다는, 도와주려고 한다. 이 시대 리더들은 해결해야 할 일도 많고, 리더십도 갖춰야 한다. 위로는 경영진을 보좌하고 아래로는 N세대 직원들의 눈치도 봐야하는 처지인 것이다.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을 리더들을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고 한다는 점에서 GF는 '젊꼰'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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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스스로 GF의 역할을 하자고 맘을 먹었다고 해서 쉬운 일인 것은 아니었다. 위에서 말한 GF의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업무 능력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 겁없이 문제에 뛰어들 줄 아는 용기와 문제 해결능력 말이다. 아마 이런 능력은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선 GF는 커녕 제 멋에 겨워 뜬 구름 잡는 얘기나 하는 상사, 팀원이 될 테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공부를 하고 있다. 업무 능력 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학습. 이것이 GF에게 필요한 세번째 덕목이다. 그리고 마지막 네번째가 있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것은 바로 '나만의 컨텐츠' 개발이다. 


'나만의 컨텐츠'란 회사 타이틀을 떼어버리고서도 나를 홀로설 수 있게 해주는 그 무엇인가이다. 나에게 있어서 컨텐츠는 글쓰기, 책쓰기와 라이프 코칭이라는 라이센스다. 하지만,  어떤 이에겐 부동산이나 주식투자, 창업준비일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내용이든 형식이든 상관없다. 회사를 떠나더라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면 된다. 만약, 이런 '나만의 컨텐츠' 가 없다면 조직에서 안전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동료가, 리더가 나에게 안전감을 보장해 준다 하더라도 말이다. 컨텐츠가 없다면 (혹자는 플랜B라고도 부르던데) 회사 생활에만 의존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일 자체 보다는 직장 내 생존을 위해서 아둥바둥 하게될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언젠가는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는 것이 나와 같은 직장인들의 정해진 운명이니까 말이다. 




주변엔 창업도 하고, 투자도 하는 친구들이 많다. 회사 생활 하면서 돈 모으긴 힘들다고, 적당히 하는게 직장 생활이라고 말들을 한다. 회사 생활 해봐야 답 없다면서 말이다. 그런 말을 듣는 직딩인 내 심정을 이해는 하고 있는건지... 하지만, 그들이 뭐라하든 내가 선택한 회사 생활이다. 기왕 할바엔 격 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바다. 그들만큼 큰 돈을 벌지 못할지 모르지만, 회사 생활에서도 개인으로서의 삶에서도 뭔가 하나씩 이뤄가며 살고 싶고, 동시에 바르게 살고 싶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도 내가 개발한 그레잇 팔로워십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고 실천해 나가고 싶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직딩일지 모르지만 속으론 대단한 철학자인 것처럼 말이다. 어차피 제 멋에 사는게 삶 아닌가? 


by 젊은꼰대 흡수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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