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도, 처방도 너무나 분명한데 #그게 말이 쉽지...?
취준생의 꿈은 입사, 직장인의 꿈은 퇴사라는 말이 있다. 힘들게 들어갔지만, 들어가고 나서가 더 힘든게 회사 생활이다. 도대체 직장인들은 뭐가 그리 힘든 걸까? 사실 원인은 분명하다. 직장인들의 고민이란 것이 결국은 일, 사람, 돈 문제에서 비롯된것 아니겠는가? 나를 비롯한 직장인들 모두 이 세가지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직장인들이 괴로운데에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게 분명하다.
코넬대학교 토머스 길로비치 교수는 대니얼 카너먼과 견주어질 만큼 행동경제학의 권위자다. 그 분이 한 여러가지 실험 중에 '이상적 자아'와 '의무적 자아'에 관한 것이 있다. 실험 내용은 생략하고 결론은 이것이다.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보다 '하고 싶은 일을 못했을 때' 더 후회한다는 것. 전자는 주로 단기적인 것,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비판을 받는 일이다. 후자는 굳이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누가 욕하지도 않는다. 가슴 속에 품은 아련한 꿈같은 일들이다. 이런 일은 너무 늦어서 하지 못할 상황이 됐을때 후회감이 더 크게 터진다.
직장인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우리에겐 할 일이 많다. 팀장님이 시킨 일, 안 하면 당장 욕먹을 일, 카드값을 메꾸기 위해 해야할 일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도 잘하면 보상이 따른다. 인정을 받고, 월급을 받는다. 대신 안하면 대가가 크다. 만약 '해야할 일'에서 재미가 느껴진다면 큰 행운이다. 하지만, 그런 일을 만나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이때 우리에게 두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하나는 당장 관두는 것이요. 둘은 그 일에서 재미를 찾으려고 적극 노력하는 것이다.(이것을 잡크래프팅이라고 한다). 바로 이 지점이다.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갈등이 시작될 때. 바로 그 지점이 뫼비우스 띠와도 같은 고민의 출발점이다. '때려쳐야 하나, 그래도 버텨봐야 하나?' 라는 질문이 시작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위 질문의 답은 간단하다. 관두거나, 정붙이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관두는 것도, 정붙이는것도 말이다. 관두려니 월급이 걱정되고, 더 안좋은 곳으로 가게 될까봐 두렵다. 하고 있는 일에 정을 붙이자니 맘 처럼 잘 되진 않고, 재수없는 XX 때문에 그럴 이유를 못 느낀다. 이렇게 갈팡질팡 하는 상황이 계속 지속되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입버릇처럼 "이 놈의 회사 내가 때려친다" 란 말을 하게 되며, 일요일 밤 잠 못들고 치맥에 의존하는 현상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 다시 길로비치 교수의 실험 이야기다. 그 분이 말하길 사람들은 잘못된 선택을 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의 후회감이 더 크다고 한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전하다고 착각을 하는데,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선택'을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바보같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만큼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질 때가 또 있을까? 그러므로 탈출할 방법은 단 하나다. 앞에서 말했듯이 뭐라도 '하고 싶은 일' 을 정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길로비치 교수님도 말씀하셨다.
"영감은 행동에 돌입한 후에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후회없는 인생을 살려면 그냥 하라(Just do it)"
아무리 그래도 그냥 하라니, 너무 무책임한 말 아닌가하면서 끊지 마시길. 아직 더 드릴 말씀이 남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해라' 란 말을 어떻게 실행에 옮겨야 할 지 모르는 분들에게 세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하고 싶은 것(그것이 퇴사든, 일의 재발견이든간에)과 관련된 '손톱 만한' 일 한가지 정하기
2. F*ck you money 준비하기
3. 결국, 그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1. 하고 싶은 것과 관련된 '손톱만한 일' 한가지 정하기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당장 실행에 옮겨야 한다. 단, 실행계획은 구체적이고 세부적 일수록 실행가능성이 높아 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오늘이 가기 전에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것 한 가지를 먼저 정하자. 비유를 하자면 내 새끼 손가락 손톱 만큼의 크기라고나 할까? 퇴사를 하고 싶다면 뭘 하고 싶은지 종이에 한 번 적어보자. 이직을 원한다면 오늘 밤 이력서의 첫줄을 써본다. 대학원엘 진학하고 싶다면 주변에 대학원을 다니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보자는 거다. 일단 한가지 하고난 후 그 다음, 그 다음이 이어지도록 해보는 거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당장 '오늘이 가기전에 해야한다' 는 거다.
2. F*ck you money 준비하기
영어에 능통하지 않아도 위 표현이 뭔진 알것이다. F*ck you money는 미워하는 상사에게 가운데 손가락 치켜세우며 관둬도 될 수준의 돈을 말한다. 풀어서 말하면 언제든지 회사를 관둬도 될 만큼의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도 돈 때문에 못한다는 일은 없게 하자는 말이다. 물론, 대부분 직장인들에게 당장은 큰 돈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라도 저축을 하든, 대출을 받든, 주식투자를 하든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금액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혹시 그만큼의 돈이 모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직장 생활의 고민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그 기간동안 버틸 수 있는 자금이 되어줄 것이다. 적어도 돈이 궁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기분은 해소될 것이다.
3. 결국, 그 일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하기
가끔 '난 왜 하고 싶은 일이 없을까?' 란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배낭여행 가고 싶어서 퇴사하기도 하고, 창업도 해보고 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냥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적성이란게 찾을 수도 있고, 못찾아도 그만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냐 하나? 지금 하는 일을 적당히 잘하고, 적당히 열정적으로 살면 안되는 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한다' 라는 생각도 강박의 원인이 된다고 본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한다면 그냥 맘편히 한번 간본다는 생각으로 대해야 마음이 편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선택에 부담을 가지게 되고, 망설임만 더해질 것이다. 가벼운 맘으로 임할때 실행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직장인들의 고민이 끊이지 않는 원인과 그에 대한 처방을 말씀드렸다. 처방의 핵심은 바로 '하고 싶은 것을 실행에 옮겨라' 였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적성이 아닌 분들도 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한 처방도 준비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뭔가를 이뤄서 만족감을 얻는 방법도 있지만, 지금 가진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법을 터득하는 길도 있다. 소확행에 몰두하는 것, 명상을 하는것 등이 가능하다.
2. 고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냥 그 스트레스를 없애는데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을 한다거나 취미 활동을 한다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것 등의 방법이 가능하다. 단, 이 방법의 효과는 단기적이라는 게 함정. 중요한 사실은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선 꼭 그 원인을 밝히고 문제를 해소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냥 지금의 우울한 감정을 날려버리는데에 집중하는것도 행복해질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 이야기는 '자존감 수업'의 저자 윤홍균 선생님의 말을 빌린 것임)
부정적인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난 왜 항상 이 모양인거야?' 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나만 이런게 아냐.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힘들거야. 씩씩하게 이겨내야지' 라며 힘을 낸다고 한다. 직장 생활하면서 누구나 고민을 한다. 10년을 하든, 20년을 하든 자신의 문제 앞에서는 늘 서투른게 사람이다. 누구나 고민에 빠졌을 때, 문제에 직면했을때 허둥지둥 할 수 있다. 절대로 '난 왜 이렇게 우유부단하지?', '난 왜 나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지?' 라며 자학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제시한 방법을 참고해도 좋고, 다른 더 훌륭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좋고, 나름의 방법도 좋다. 어차피 우리 각자 스스로를 위해 하는 회사 생활이다. 나와 같은 처지인 직딩들 모두 씩씩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즐겁게 살아 갔으면 한다. 힘냅시다 !
by 젊은꼰대 흡수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