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는것 만으론 부족하다
사내 교육 담당자로서 근무하는 것의 장점은 여러가지 유익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어제는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주제는 '내 마음의 부적' 만들기였다. 부적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컬러 점토를 사용해 간단히 만들 수 있었는데 무척 쉬웠다. 우선 어렸을 적 자신이 편안함을 느꼈던 공간을 떠올린다. 눈을 감고 그 공간을 생각하면서 그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어떤 냄새가 났는지, 누구와 함께 무엇을 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본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그려보고 그 다음은 점토를 활용해 만들기를 하면 된다. 어릴 적 찰흙놀이 하듯이 말이다. 개인마다 실력차가 있으므로 그 공간의 모양을 그대로 만들어도 되지만, 그 공간을 상징하는 것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점토 부적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스스로 화가 날때, 심장 박동이 빨라질 때 그것을 들여다 보며 그때의 편안한 마음을 떠올려 보면된다. 그럼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강사님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강사님께서는 아주 중요한 말로 실습을 마무리 하셨다.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화를 잘 못내지만, 스스로에 대해서는 화를 잘 내는것 같애요. 스스로에 대한 화가 쌓였을 때 그걸 바로 '우울' 이라고 합니다. 이 감정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부적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잘 다스리시길 바랍니다.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날때도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자신을 잘 돌봐주려는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앞으로 여러분 스스로를 잘 케어해 주세요."
'나에게 다정한 하루' 의 저자 이서현 작가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다정한 사람인가요?" 라고 말이다. 다른 이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나와 같은 직장인들은 '그렇지 않다' 라는 대답이 많을 것 같다. 직장인들은 '제 앞가림' , '제 밥값' 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운명이다. 좀 더 효율적이어야 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자신에게 화가 나게 된다. 나 역시 그렇다. 남에 대해서 보다 스스로에 대해 더 화를 자주 낸다. '왜 이런 X신 같은 실수를 한거지?', '아, 이런 것도 못해내다니 역시 난 멀었나 보다' 라며 말이다. 정작 남들은 내게 좋은 얘기를 해주는데 스스로에게 유독 냉정한 것이다.
김주환 교수가 쓴 '회복탄력성' 이란 책을 보면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의 말하는 습관에 대해 나온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최선을 다했음에도 실패 했을때,
부정적인 사람은 "왜 난 매번 이럴까?" 라고 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나만 이런건 아냐. 다른 사람도 똑같이 힘들어" 라고 한다.
부정적인 사람은 "다음에도 이런 상황이 오면 어쩌지? 또 실수할 것 같은데..." 라고 말하고,
긍정적인 사람은 "이번엔 실수했지만 다음엔 잘 할 수 있겠지.힘내자" 라고 말한다.
험난한 직장 생활을 해나가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힘은 맛있는 것, 몸에 좋은 것을 먹는 것만으론 충만해 지지 않는다. 나 스스로에게 다정한 말을 건넬 때 생긴다.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더욱 자주 말이다. 그래야만 회사 일도 해 나갈수 있다. 힘이 있어야 몸이 움직여지지, 자신에게 화가 쌓여 우울해 진 상태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회사 일 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실행에 옮기는 것도 '마음의 근육' 이 단련되어 있어야 해낸다. 각자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자기 자신에게 다정한 말 건내도록 노력하자.
by 젊은꼰대 흡수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