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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Jun 27. 2018

회사 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의미란?

회사일을 잘 해낸다는 것은 어쩌면 더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회사란 본질적으로 사람들이 불만을 갖게 만들어진 조직이다. 우선 나를 위한 일이 아닌 남을 위한 일을 하는 곳이라는 점(물론, 사장님들은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내' 가 잘 되는 것이라고 말씀들을 하시지만)에서 그렇고, 둘째론 나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타인은 지옥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권한이 나 자신보다 높은 직책의 사람에게 몰려 있다는 점이 작용한다. 나와 관련된 일에 대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회사란 본질적으로 불만을 갖도록 만들어진 조직이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회사를 다닌다. 아들러가 말했듯이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태어나기 때문에...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미션때문에 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꾸역꾸역 아침이 되면 일어나서 어쨌든 일터로 가야만 한다. 일하려고 사는건지, 살려고 일하는건지 헷갈리는 순간들을 참아가면서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이렇게 모순 투성이인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 하는 의문 말이다. 꼰대들로 넘쳐나는 조직이 말이다. 도대체 진정성이란 온데간데 없는 데다가, 일을 위한 일들이 난무하는 그런 조직이, 과연 어떤 힘에 의해서 돌아가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는 항상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기왕 하는 일인데 잘해내야겠다는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 어차피 다 같이 힘들긴 마찬가진데 '내가 조금 양보하지 뭐'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 말이다.


어차피 일을 시키는 사람들은 기업의 오너다. 경영진들은 그 오너를 대신하여 '일개미' 들에게 일을 나눠준다.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으면서 말이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조직 안에서 그 사람들은 막강한 힘을 행사하고, 높은 연봉으로 그들의 희생과 노력에 대한 대가를 보장받는다. 문제는 '일개미' 들한테서 생겨난다. 도대체 이 회사를 위해서 내가 왜 굳이 열심히 노력해야만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품게 마련이다. 바로 위에서 말한 헌신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들은 회사로부터 보상을 받건 못받건, 동료들로부터 그 노력을 인정받건 안 받건간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타고나길 뭔가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고, 남들이 그 일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본인의 기준에 따라 노력하는 '별종' 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헌신으로 이 말도 안되는, 회사라는 조직은 굴러가고 있는 것이다.


unsplash.com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때 비로소 당신의 행복이 실현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한 생활만이 진정한 인생이라 할 수 있다.
 - 톨스토이 ‘인생론’에서   


어떤 사람들은 회사를 다닌다는 건 시간낭비라며 퇴사를 한다. 창업을 하는 것이야말로 사람다운 삶인것 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적당히 내 할 일만 하며 월급만 받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남을 희생시키며 스스로의 권력만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지긋지긋한 회사 언젠가는 때려치운다며 다니는 이들도 있다.과연 회사를 다닌다는 것은 그들의 말처럼 의미없는 일이기만 한 걸까? 나의 이익만 챙기면 그만인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할 때 누군가는 그런 '하찮은' 조직을 지탱하기 위해 희생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으면 한다. 고된 직장살이라는 무거운 짐을, 우리가 함께 나눠 짊어지고 있을때 옆사람을 위해 좀 더 힘내서 들어주는 그런 사람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을 택하는지는 저마다의 선택에 달려있다. 어떤 길이 더 자신에게 맞는지는 기준이 다르니까 말이다. 나는, (아직 많이 멀었지만) 나라면 좀 더 희생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싶다. 특히, (나를 포함하여)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조직문화 때문에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서 말이다. 이렇게 보면 무미건조한 직장살이도 꽤나 의미가 있을것 같다. 적어도 회사원이란 신세를 탓하면서도 관두지 못하고 꾸역꾸역 출근하며 사는것 보다는 말이다.


by 젊은꼰대 흡수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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