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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Oct 12. 2018

나에겐 '성장 최면'이 필요하다

# '회사에서 나는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발단


회사 생활이 힘든 이유에 대해 늘 고민을 한다. 직장생활 15년 째지만 아직도 힘들기 때문이다. 힘들어서 이직을 했고, 지금은 안정적인 위치에 있음에도 말이다. 아직도 나는 그 '힘듦'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어떨 때는 일이 안 맞아서인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사람 때문인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깨어 일어나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나는 어떨때 힘들다고 생각을 했을까?' 라고 말이다. 물론, 직장에서 사람때문에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는 '무언가 한 가지에 몰두하지 않을 때' 가장 힘들어 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것이 나를 왜 그렇게 힘들게 했는지,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1. '몰두할 한 가지가 없다는 것' 왜 이것이 나를 그리도 괴롭혔을까?


우리나라 라이프 코칭 분야 권위자인 이근모 선생님께 '사람이 가장 괴로울 때는 결정을 앞두고 갈팡질팡 하고 있는 순간이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스스로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가 두려운 나머지 결정을 못할 때가 있다. 아마 이 순간이 가장 사람에게 답답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또한, 대개 우리는 무언가 한가지 몰두할 때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것이 나중에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는 한이 있더라도 한가지를 열심히 파고 있는 동안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그것이 일이든, 독서이든, 운동이든, 글쓰기이든 상관없다. 한 가지 파고드는 것이 없을 때 나는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는 불안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직장 생활의 무기력함으로 작용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2. 그 다음엔 무엇을 했나?


일단 내가 관심있고, 공부하고 싶어하는 것을 모두 적어봤다. 너무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되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 문제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뇌, 동기부여, 성격, 우연의 법칙, 한국인과 법, 블록체인, 목표를 관리하는 법, 복근 단련하기 등등. 모두 적고 나니 내가 공부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것이 25가지나 되었다.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42세, 인사팀 차장이라는 신분은 직장인으로서는 그다지 Fresh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많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그리고나니 다음 질문이 남았다. '이 많은 것들을 언제 다 공부하지?'


3. 앞으로의 계획


책 '단순함이 너의 모든 것을 바꾼다'에서 힌트를 얻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을 수록 한번에 한 가지씩 하라는 힌트를 말이다. 일단 공부하고 싶은 주제를 모두 적었으니 일단 안심이 된다. 나처럼 시작하는 것에 조심성이 많은 사람에겐 역시 '적어보기'가 효과가 있다. '뭔가 빠트린게 없나?' 하는 걱정이 사라졌으니까 말이다.


순서는 상관없다. 일단 몰두하기로 했다. 그리고 공부한 것을 매일 조금씩이라도 글로 옮겨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단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책 10권씩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책이 아니더라도 동영상이든, 신문기사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읽어보기로 했다. 하다가 중간에 다른 주제가 생각나면 샛길로 빠져도 상관없다. 주의가 산만하다고 또 자책할 필요 없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몰두하는 동안 나는 최소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결말


글쓰기의 힘이 바로 이것이다. 글을 여기까지 쓰다보니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게다가 내가 만든 결과물 하나가 생겼다는 느낌을 받으니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이 에너지로 오늘 하루도 잘 버틸 수 있겠군' 하는 느낌이 든다.


직장생활이 힘들게 느껴질 때. 그건 바로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고 느낄 때라는 결론이 자연스레 얻어졌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내린 처방은 바로 '무언가 몰두할 것을 찾고, 실행해라' 라는 것이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게 무엇이든지간에 말이다.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아마 이것을 '성장최면'이라고 부르면 적당할 것 같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그렇게 적당한 '최면상태'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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