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대리의 하루를 따라가 보자.
출근시간, 회사 인근 스타벅스에 들러 아아를 그란데 사이즈로 사서 챙겨 들고 8시 50분에 사무실에 들어온다. 일단 가방을 내려놓고 PC를 켜고 로그인을 한다. '띠링~굿모닝!' 득달같이 사내 메신저 대화창이 팝업 한다. '오피스베프'로부터 tea time을 가장한 수다 요청이 오고, 자리를 잠시 비운다. 짧으면 10분, 길면 2~30분의 수다타임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오면 어느새 10시가 목전. 팀 미팅이 없으면 간밤의 e 메일을 처리를 한다. 말이 일 처리지 대충 훑고 쇼핑몰로 들어간다. 장바구니를 클릭해 요 며칠 검색해 넣어두었던 물건들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 어? 어제 13회 차 남주의 양다리 현장을 들켜 버린 넷플릭스 드라마 리뷰가 눈을 사로잡는다. 기사를 검색하고 어제의 스토리를 음미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오늘은 구내식당 말고 힙지로에서도 핫하다는 텐동을 먹기로 했다. 오피스베프 중 한 명이 먼저 나가 줄을 서기로 했다. 20분 정도를 기다려 점심을 먹는다. 음식 사진과 셀카가 포함된 인증 사진을 찍은 후에야 밥을 먹는다. 식사 후 근처 폴바셋에 들러 아아를 투고로 들고 나온다.
2시부터 3시 사이 졸음이 쏟아지는 마의 구간을 지나고 나면 잠시 잠깐 분주한 시간이다. 이때야말로 회사원의 정체성이 온전히 드러나는 시간, 아! 그런데 집중 좀 했다 싶으니 어느새 5시 30분. 이런 퇴근 준비를 해야 한다. 야근이 없다면 6시 10분~20분 사이에는 대체로 퇴근을 한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퇴근 후 술 한잔은 선택이다.
잠자리에 눕기 전 인스타에 접속하고 오늘 하루를 정리한다. 텐동과 폴바셋 아아 사진을 올리고 #힙지로 맛집 #전쟁터 같은 직장 #잘 버텼다 #개xx김 과장! 따위 해시태그와 감성을 담은 짧은 글을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