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던
내 캔디폰이 요즘 시끄럽다
B 배달앱 쿠폰 때문이다
할인이다 배송비 무료다 고객님에게만 특별히 주는 혜택이다...
카톡으로 문자로
하루에도 두세 번씩 온다
원래부터
배달음식을 잘 안 먹기도 했고
배달비가 4~5000원 절정을 달리면서
두어 달 아예 끊었더랬다
무려 5000원짜리 할인쿠폰을
통 크게 쐈다며 생색을 내더니
이제는 만료가 얼마 안 남았으니 빨리 쓰라고
독촉이다
이 정도 정성이면 한 번쯤 시켜 먹어볼까 싶어
앱을 켰다가 흠칫 놀란다
아니, 배달비가 거의 무료네?
그러다가
됐다 하며 돌아선다
돌아선 마음
아하. 이거였구나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돌아섰나 보구나
요즘 뉴스를 보니
C社과의 한판 승부가 진행되는 모양이다
유통 괴물 C社가 이제는 배달앱의 선두주자
B마저 잡아먹을 작정인가?
이들이 똥줄 탄 이유를 이제 알겠다
K치킨과 B社는
사실 이전에 없던 배달비를
창시한 2적이 아닌가?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으로
조직문화를 담당하던 내게 깊이 각인된 B社 였지만
도로에서 민트색 로고를 달고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하던
무수한 라이더들에 놀라 혀를 쯧쯧 차는 일이 많아지면서
겉과 속이 다른 회사인가? 싶었던 적도 많았다
마침 모 커뮤니티에 배달료 0원의 진실이라며 올라온 내용은
의심에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내부 문화에 뭔가 크게 문제가 생겼구나
기존 18000원 + 2000원 배달료로 받던걸
배달료를 없애는 대신, 음식값을 아예 20000원으로 받더라는 정황
하...
블라인드에 들어가 리뷰를 훑어보니
별점 1점짜리 이전과 같지 않다는 아우성 댓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던가
초심을 잃은 걸까?
아니면 애초에 철학도 원칙도 없었지만
그럴듯하게 포장을 잘했던 걸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다
이제 앱을 지울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