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을 두서없이 나열합니다
스무 번째 손톱달이 뜨던 밤
신경질적으로 머리칼을 쓸어 올리던 손길에
생채기가 피어나 쳐다본 손끝에는
언젠가 잘라냈던 손톱이 자라 있구나, 이만치.
우리의 시간은 죽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데
가슴 한 켠에 살아있는 너는 나를 할퀴고 찔러
기억을 죽여서 추억이 되어 자라나게 하는구나
잘라도 잘라도 자라는 너는
모두 뽑아버리면 더 자라나지 않을까
그러면 가슴속에 납작하게 가라앉은
다른 기억들도 집어 올리지 못하게 될까?
체념과 원망이 뒤섞이는 밤
언제나처럼 하릴없이 깨어있는 내게
지독하게 깊은 고민을 남긴 채 잠들었구나,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