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시험 텔크 B1 벼락치기 후기 (합격!)

영주권이 쏘아올린 작은 공

by 허일리

독일 영주권이 쏘아올린 작은 공, 바로 나의 텔크 B1 도전기가 되겠다.

(25년에 리뉴얼된 영주권 신청 절차는 지난 번에 썼던 이 글에 자세히 나와있다 https://brunch.co.kr/@hurilly/22)


내 독일어 실력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A2.2였던 상황. 당장 B1 시험을 치루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

CEFR 레벨 상, B1은 다시 B1.1과 B1.2로 나뉘어지는데, 원래는 이걸 다 듣고나서 B1 시험을 보는 것이 순리에 맞다. 내 상황은 마치 사칙연산을 겨우 뗀 아이가 혼합계산, 지수와 로그 등에 도전하는 것과 같았달까...


내가 다니던 학원을 포함해서 세 군데에 시험 준비반 수강과 관련해서 문의를 했을 때에도, A2.2까지만 들었으면 시험 준비반은 권하지 않는다고 단칼에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결국 독학으로 B1 시험을 봤고, 결과는 3-5주 뒤에 받을 예정이다. (4/22일 업데이트: 패스했다!)


혹시 나와 비슷한 처지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몇 가지 말씀을 당부드리고자 이 포스팅을 쓴다.


1. B1은 만만한 레벨이 아니다. 최소 A2.2까지 정규 과정을 마친 후에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1-1.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위에서 적은대로 B1.1 혹은 B1.2를 마친 후에 보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더 일찍 시험을 볼 수밖에 없는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이다. A2.1에서 시험 준비를 하기엔 버거운 감이 있고, 그 아랫단계라면 더더욱 힘들다

2. 이전에 A2 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해서 너무 겁먹지 마시라. 우리는 배달의 민족만큼이나 버금가는 시험의 민족이다. 당신 안에 내재된 한국인의 DNA가 당신을 수호해줄 것이다.

3. 책을 사라. 표지에 정직하게 Telc B1이라고 적힌 교재를 사는 것이 좋다 (ZD나 DTZ처럼 다른 시험은 유형이 다르니 유의).

4. 당신이 한국의 정규과정을 겪은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리딩 영역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평생 본 대부분의 시험이 리딩이니까.

5. 리스닝은 미리미리 연습해두는 편이 좋다. 언어/국어영역에도 듣기평가가 있는 것처럼, 독일어가 평소에 잘 들리더라도 독일어 리스닝을 시험 문제로 접하는 건 다른 문제다. 벌써 걱정된다고? 걱정마셔라. 다행히도 리스닝 섹션은 2지선다다. 아무리 안 들려도 True or False 중 하나만 선택하면 되니 이미 확률은 50% 이상.

5-1. 유튜브에 Telc B1 이라고만 쳐도 영역별로 영상이 많이 있으니 리소스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6. 라이팅과 스피킹은 대표적으로 Redemittel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어로 치면 I think that ....처럼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기본 구문들) 텔크를 벼락치기 하는 경우 스피킹과 라이팅 중 본인이 더 자신이 없는 영역을 먼저 시작하시길 바란다.

6-1. 라이팅: 라이팅은 크게 Personal Email과 Formal Email로 나뉘어진다. 유튜브에서 강의를 몇 개 본 후, 이에 맞춰 가장 범용적인 Redemittel을 세팅 후 달달 외우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Formal Email이 더 다양한 상황을 다룰 수 있어서 준비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생길 수 있는 각종 문제, 항의, 요청 등)

7. 스피킹: Telc B1 Speaking Redemittel 등으로 검색해서 문제 유형을 파악하고, 자주 쓰이는 Redemittel을 달달 외운다 (예: Meine Meinung nach ist...., Ich meine, dass....)

7-1. 첫단추에서부터 말리지 않기 위해서 Teil 1 (자기소개)을 열심히 준비하는 것에는 동의하나, 여기에 과도한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7-2. 벼락치기를 할 경우, 똑같은 문장을 여러 버전으로 말하는 법을 익히기 보다는, 다양한 문장을 1-2개 버전으로 말할 줄 아는 것이 시험에서 더 유용하다.


시험을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가. 무려 34만원에 달하는 값비싼 시험이라서 그런지 억지로라도 공부를 하게 된다.

나. 벼락치기를 할 경우 최소 2-3주는 공부를 한 후 시험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 시험용 독일어와 생활 속 독일어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 독일어 시험 응시는 배웠던 것을 정리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다.

꼭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의무가 없는 분들의 경우 B1 시험은 스킵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가의 시험이니 당연히 이해가 간다), B2까지 끊김 없이 쭉 공부한 경우가 아니라면 B1 쯤에서 시험을 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A2-B1 언저리에서 휴식과 학습 재개를 반복했던 경우라면 B1 시험을 통해서 기본기를 다지는 것도 좋은 선택인 것 같다.


비록 영주권이라는 외부 요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시험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독일어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근육을 얻게 된 과정이었다. 3주 안에 나올 결과가 기대된다!


합격해서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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