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별은 어디에...?
처음으로 마셔본 베르멘티노라는 이탈리아 품종의 화이트 와인. 아시안컵 축구 4강전(한국 vs 요르단)을 앞두고 푸라닭의 신제품인 김미바삭 치킨과 문어숙회와 함께 먹었다.
색상은 살짝 녹색빛이 도는 금색이며 향에서는 레몬의 산미가 도드라진다. 마셔보면 딱딱한 백도 복숭아맛이 나고 짭조름한 느낌도 살짝 있다. 저렴한 가격대 와인치고는 여운이 제법 있고 시간이 지나도 맛의 변화는 크게 없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단순하고 산뜻해서 가볍게 편히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예술가 미켈란젤로와 니타르디 와이너리의 인연도 흥미롭다. 한때 미켈란젤로가 소유했던 밭을 매입한 것이 니타르디 와이너리의 출발점이었고 레이블 속 예술을 통해 미켈란젤로를 기려나가고 있다고 한다. 와인에 담긴 예술, 스토리가 니타르디 와인을 즐기는 재미를 더 올려주는 것 같다.
니타르디 와이너리를 창립한 펨퍼트와 아내 스테파니아의 좌우명은 ‘Per Aspera Ad Astra’, 우리말로 ‘역경을 지나 별에 다다른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할 수 있겠다.
64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아시안컵이 처절한 졸전들의 연속 끝에 4강으로 마무리되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까지 역대급의 선수들로 고작 이 따위의 축구를 보여주다니. 심지어 불과 1년 전에는 같은 멤버로 월드컵 16강까지 진출하지 않았던가?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과 경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은 역경만 잔뜩 겪고 결국 별에 다다르지 못했다. 감독 경질은 물론이고 축구협회의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해 보이지만 크게 기대되지는 않는다. 그들은 여태까지 항상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 결국 축구팬들의 고통만 더욱 늘어갈 것 같다.
과연 한국 축구는 언제쯤 별에 다다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