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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호 Nov 29. 2023

결혼은 종착역이 아닌 환승역

지금의 아내는 2014년도에 처음 만났다. 정확히는 2013년 겨울즈음.

소개를 받았을 당시 나는 일본에 여행을 와있었는데, 너무 궁금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자마자 만나러 갔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추운 겨울에 혜화에서 만났을 때였다. 추운 날씨에 혜화 어디선가 밥을 먹고 늦게까지 있을 수 있는 곳이 없나 찾다가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기억으로는 탐앤탐스였다.


카페에서 커피와 코코아 한잔을 시키고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서로의 가치관은 어떻게 되는지, 미래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아이 계획은 있는지 등등


연애를 하는 건데 이런 것까지 물어본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 만났을 때 '이 사람이다' 싶었기 때문에 당연히 궁금했고, 지금의 와이프도 싫지만은 않았는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만남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갔다.

1년 9개월간 군대에 있으면서 다행히 휴가나 외박을 자주 얻을 수 있어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와이프를 보러 혹은 와이프가 나를 보러 와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하다)


군대를 무사히 마치고, 몇 년이 흘렀다.


결혼이야기가 나온 건 2017년 겨울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나였다. 

‘학여울 세텍(SETEC)에서 웨딩 박람회가 있는데 가보지 않겠냐고’


와이프도 흔쾌히 수락했고, 그 이후로 웨딩 박람회에 방문하고, 스드메를 알아보고,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두 명의 아이가, 뱃속의 아이까지 세 명이 생겼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내 또래 친구들을 만날 때면 늘 나에게 물어본다.

“결혼하니까 어때? 아이들 키우는 건 힘들지 않아?”라고


그럴 때마다 이야기한다.

‘결혼하기 너무 잘한 것 같다고. 그리고 아이가 생기니까 더 행복하다고.’


물론 힘들일도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힘든 일이 있을 거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결혼이 ‘종착역’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그렇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결혼은 어디까지나 수많은 역 중에서 잠시 거쳐가는 하나의 ‘환승역’ 일뿐이다.


와이프와 아이들과 함께 그 역들을 하나하나 탐방한다고 상상해 보자.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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