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아내는 2014년도에 처음 만났다. 정확히는 2013년 겨울즈음.
소개를 받았을 당시 나는 일본에 여행을 와있었는데, 너무 궁금해서 한국으로 돌아가자마자 만나러 갔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추운 겨울에 혜화에서 만났을 때였다. 추운 날씨에 혜화 어디선가 밥을 먹고 늦게까지 있을 수 있는 곳이 없나 찾다가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기억으로는 탐앤탐스였다.
카페에서 커피와 코코아 한잔을 시키고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서로의 가치관은 어떻게 되는지, 미래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아이 계획은 있는지 등등
연애를 하는 건데 이런 것까지 물어본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 만났을 때 '이 사람이다' 싶었기 때문에 당연히 궁금했고, 지금의 와이프도 싫지만은 않았는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만남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갔다.
1년 9개월간 군대에 있으면서 다행히 휴가나 외박을 자주 얻을 수 있어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와이프를 보러 혹은 와이프가 나를 보러 와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하다)
군대를 무사히 마치고, 몇 년이 흘렀다.
결혼이야기가 나온 건 2017년 겨울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나였다.
‘학여울 세텍(SETEC)에서 웨딩 박람회가 있는데 가보지 않겠냐고’
와이프도 흔쾌히 수락했고, 그 이후로 웨딩 박람회에 방문하고, 스드메를 알아보고,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두 명의 아이가, 뱃속의 아이까지 세 명이 생겼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내 또래 친구들을 만날 때면 늘 나에게 물어본다.
“결혼하니까 어때? 아이들 키우는 건 힘들지 않아?”라고
그럴 때마다 이야기한다.
‘결혼하기 너무 잘한 것 같다고. 그리고 아이가 생기니까 더 행복하다고.’
물론 힘들일도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힘든 일이 있을 거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결혼이 ‘종착역’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그렇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결혼은 어디까지나 수많은 역 중에서 잠시 거쳐가는 하나의 ‘환승역’ 일뿐이다.
와이프와 아이들과 함께 그 역들을 하나하나 탐방한다고 상상해 보자.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