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에 집중하며 나를 만나는 '선명상'

by 허준영

요즘 조계사에서 선명상과 함께 참선을 배우고 있다.


선명상의 방식은 단순하다.

호흡에 집중하며 숫자를 세어 나가는 수식관(數息觀)이다.


단 5분만 해도 되지만, 막상 해보면 결코 쉽지 않다.

‘하나, 둘…’ 하다 보면 금세 다른 생각이 끼어든다.

숫자를 까먹으면 다시 ‘하나’로 돌아와야 한다.


숫자를 이어서 세는 것도 이렇게 어려운 걸 보면

내 마음 속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돌아다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은 내게 분명한 변화를 가져왔다.


예전 같으면 어떤 아이디어나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메모를 하거나 행동으로 옮겼다.

그런데 명상을 할 때는 그저 그냥 나의 생각을 바라보기만 한다.


아,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그저 알아차리고 지나가게 두는 것이다.


명상을 하다보면 자주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는데

아, 내가 요즘 이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하는구나? 라고만 생각을 한다.


까맣게 잊었던 일들이 떠올라도

아, 내가 잊었던 일이네? 라고만 생각을 한다.


명상을 하는 동안은 나에 대한 관찰의 시간이니 그냥 지켜만 보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명상을 하고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개운하고 편안하다.


예전에는 한 가지에 집중하기 어려웠는데,

요즘은 집중력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


물론 삶을 엄청나게 바꾼 큰 변화라기보다는,

하루의 시작과 끝을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면서 얻은 작은 평안에 가깝다.

하지만 그 작은 평안이 나를 더 나답게 살아가게 해준다.


숫자를 세며 호흡을 따라가는 단순한 연습이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나를 알아가고 있다.


앞으로 일과 더불어 풋살, 중국어, 골프와 함께 이 수행을 꾸준히 이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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