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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Aug 22. 2018

모든 순간의 물리학

북리뷰-과학

#모든순간의물리학
 #카를로로벨리


1.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빅히스토리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물리학, 그 중에서도 20세기부터의 비교적 최근의 물리학 발전사에 대해 개략적으로만 다루고 있다. 길이가 매우 짧은데 내용은 나 같은 문돌이에게 딱 맞게 아주 쉽게 쓰여있다. 한 두시간 안걸려서 읽었고, 이해하는 데 어려운 부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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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의 영문이름은 ‘Seven brief lessons on physics’인데, 이와 맞게 책은 주제별로 일곱개의 짧은 강의 형식으로 되어있다. 저자가 물리학 교수이다보니, 일반인에게 자기 연구분야를 소개하고 싶었던 것 같다.(실제로 책 안의 강의들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으로 시작해 양자중력이론까지 이어지는데, 저자가 양자중력이론의 대표적인 학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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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과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데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보다 이 책이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 저자는 20세기 물리학사를 단순하면서도 낭만적으로 표현했다. 과학을 미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부분도 있고, 인간의 무지에 대한 내용이나 우주에 대한 경외감 등 많은 감정이 책에 녹아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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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근에 읽은 어디에선가 ‘아이에게 겸손을 가르치려면 과학을 공부하게 하라.’는 구절을 본 기억이 있다. 나도 공감한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 현존하는 거의 완벽한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모순되는 점이 있고 아직도 우리가 알아낸 것 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또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 사진을 보면서 우리가 우주 안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생각하면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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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과학은 철학과도 통하는 것 같다. 물리학이 아리스토텔레스나 탈레스와 같이 그 시절의 철학가로부터 시작되기도 했고, 자연에서, 역사에서 그리고 우주 안에서 인간은 먼지만큼보다 짧은 일생을 살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나의 일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_”내 생각에 우리 종도 그리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거북이처럼 자신과 유사한 종을 수천, 수백만 년 동안, 인류 역사의 수백 배에 이르는 시간 동안 존재하게 할 능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_또 저자는 이런 감성적인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여기, 우리가 알고 있는 한계의 끝부분, 즉 우리가 모르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이곳에서 세상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반짝이는 빛을 뿜어 우리를 숨죽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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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과학을 전혀 모르나 흥미를 느껴보고 싶은 문과생이라면 이 책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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