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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Aug 22. 2018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북리뷰-과학

1. 분량이 짦은 책은 아닌데 재미있게 잘 읽었다.


2. “과학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이 한문장으로 줄일 수 있다.


3. 이 책은 우주과학, 화학, 고고학, 생물학 등 과학 전반을 아우르는 교양 입문 개론서 정도의 책이다. 이런 걸 빅 히스토리라고 한단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술술 읽을 수 있게 쉽게 씌여있지만, 내용의 범위가 좁거나 수준이 낮은 건 아니다. 현대 과학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와있는가에 대해 잘 나와있다. 저자는 기자 출신 작가인데, 과학 덕후인 것 같다. 좋겠다 덕질하고 돈도 벌고.


4. 책은 우주의 기원에서부터 지구, 원자의 미시 세계까지 순서대로 훑은 후 생명의 기원부터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까지를 다루면서 마무리된다. 그 뒤의 인간의 스토리는 유발하라리 사피엔스로 이어진다고 보면 될 것 같다.


5. 과학 자체에 대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과학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세상의 기원과 작동 원리에 대한 티끌만큼의 진보를 위해 평생을 바쳐 연구한 무수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한가득 실려있다. 지구의 크기 한 번 재보겠다고 하다가 죽어가고, 없었으면 지금 우리가 존재하지 못했을 발견들을 해놓고 당시엔 인정도 못받고 굶주리다 죽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존경심이 든다.


6. 다 읽고 나서 남는 건 우리가 지금 아는 게 틀린 것일 수도 있고, 아직 모르는 것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책에는 오랫동안 진실로 생각하던 이론들도 한순간에 뒤집히는 경우가 숱하게 나온다. 작은 발견 하나 하려고 그렇게 죽어가고 굶주리고 했던 사람들이 만든 이론도 한순간에 뒤집히기도 한다. 항상 열린 생각을 하고 내가 아는 것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 정말.


7. 우주나 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으레 그렇듯 읽으면서 경이로운 마음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 우주에 비하면 지구는 얼마나 미미하고, 지구 역사에 비하면 인간의 역사는 얼마나 미미한 것인가. 그 인간의 역사 속에서 내 한 평생은 얼마나 또 미미한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 낭비하기 아까운 시간이다.


8. 생각해 보면 모르는 것을 알고 싶다는 욕망이 인간을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 같다. 유인원이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그 욕망으로 인해서 작은 진보를 하고 그 진보가 쌓여서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그 티끌만큼의 작은 진보를 하나 더 얹어놓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각자가 있는 위치에서 그 작은 진보를 위해 한 순간일 뿐인 미천한 인생을 바쳐가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9. 과학에 흥미 유발할 목적으로 이 책 강추


#거의모든것의역사
#빌브라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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