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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Aug 22. 2018

제가 알아서 할게요

북리뷰-에세이


1. 소심한 불편러의 본격 감정 배출 에세이


2. 수준이 높거나 느낄 게 많은 책은 아니었다. 글의 완결성도 떨어지고, 이 얘기 하다 저 얘기 하고, 그냥 하고 싶은 말 줄줄 늘어놓고 책으로 엮어 낸 느낌이었다.


3. 남들 참견에 불편함을 느낀 일화들을 담은 에세이다. 읽고 나면 작가가 그런 참견에도 불구하고 “알아서 잘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안든다. 되레 그가 느꼈던 불편함을 나까지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프로불편러들이 괜히 주변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4. 이를 테면 이런 식이다.


_난 가끔 강아지 동영상을 본다. 그럼 사람들이 물어본다


_누군가 말했다. ”동영상만 보지 말고 한 번 키워보지 그래?”


_왜 굳이 그런 말을 할까? 내가 동영상이 아니라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넘겨짚고 그런 말을 하지? 그냥 취향으로 이해해 주면 안될까?


_물음표가 너무 많다. 십중팔구 별 생각 없이 한 말일 텐데, 적절하진 않은 말일지언정 상대방 입장에서는 친교 목적으로 나름 관심표현의 의미로 한 말일 수도 있는데 그냥 그러려니 넘기고 보던 동영상 계속 보면 안되나.


5. 이런 사람들 정말 사람 불편하게 한다.꽁해있다가 사이다, 일침이랍시고 사람 무안주는 식으로 자기 속내를 공격적으로 던지는 스타일. 힘든 스타일이다.


_불편한 게 있으면 상대방이 알아듣게 적절하게 말해야 얼굴 안 붉히고 변하지,


_”오늘 예쁘네, 데이트가니?” 라는 말에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요.” 이거 좀 아니지 않나. 그냥 그런 거 묻지 마세요 해도 충분한데 말이다.(물론 질문이 잘못 된 건 맞다.)


6. 대체로 편협한 사고에서 비롯된 내용들이다. 사회탓이 반이고, 이거 논설문인가 싶을 정도로 자기주장을 펴는 내용도 많다. 근데 그렇다기엔 근거는 또 많이 빈약하다.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일기장에나 쓰고 자기만 보면 되는 내용이다.


7. 꼰대를 싫어한다는 내용도 심심찮게 나오는데, 나도 꼰대 싫어한다. 근데 사고가 편협하고 상대방 의견 생각 안하고 말하는 게 꼰대라면, 작가 본인이 그런 면을 많이 보이고 있다. 꼰대는 보통 다른 꼰대를 싫어한다. 그니까 꼰대가 싫단 말을 한다고 내가 꼰대가 아니란 법은 없다는 얘기.


8. 작가의 불편함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함으로 인해 생긴 게 대부분이고, 그건 그런 분위기의 사회 탓이라고 계속 말한다. 맞는 말인데, 남들 시선을 계속 의식하는 사람 때문에 사회 변화가 늦다. 의식 안하고 자기 갈 길 가는 사람들 덕에 사회가 변한다. 작가처럼 반응하면 갈등만 커진다. 작가는 필요하다면 갈등을 피하지 않겠다는데, 맞는 말인데, 거기서 끝이라 딱히 공감이 안간다. 갈등을 피하지 않고 맞서서 어떻게 해결했다, 이런 얘긴 일절 없다.


9. 틀렸단 얘기는 아니다. 불편함을 느끼는 포인트들, 나도 이해한다. 얼마나 불편했으면 한 권 내내 불평만 했겠나. 맞는 말인데, 그닥 읽을 가치가 있는 얘긴 아니다. 그냥 나부터 남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불필요한 말 안하면 될 일.


10. 이 책 매우 비추


#제가알아서할게요 #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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