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 현대사

책리뷰-역사

#나의한국현대사 #유시민

1. 유시민 작가는 정말 책을 읽기 쉽게 잘 쓴다. 쉬운 주제든 어려운 주제든 명확하게 써서 읽다가 막히는 일이 잘 없다.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 이 책도 특별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잘 읽혀서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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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책은 1959년에 태어나서 현재를 살아가는 50대 작가가 419부터 현재까지의 우리나라 정치사를 돌아보는 내용이다. 스스로는 ‘프티부르주아 리버럴의 역사체험’이라고 말한다. 작가 본인이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이고 대표적인 대중 진보지식인 중 한 명이다보니 민주화 과정과 민주화 이후의 모습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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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끄러운 얘기지만 내 역사지식은 거의 고등학교에서 배운 그 수준에 머물러있다. 그나마 국사만 배우고 근현대사는 선택을 안해서, 조선후기부터는 잘 모른다. 또 현대사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교과서는 워낙 중립적으로 간략히만 나와있기도 하고. 대학교 때 자연스레 관심이 생겨서 특정 이슈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기는 했지만 통시적인 관점에서 사건들의 배경이나 흐름에 대해 짚어본 적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내 역사인식에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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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9년생은 중고등학교와 대학시기를 72-79 유신헌법 때 보냈다. 태생적으로 박정희 정권이 만들어낸 세대라고 볼 수 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이다보니 인구도 많다. 인구통계학적으로 2차 베이비붐세대까지(~75년생)가 우리나라 유권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대개 작가가 경험한 것과 동일한 경험을 하고 자랐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책을 보니까 우리나라의 여론이나 국민 정서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게 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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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앞서 읽었던 책들과 겹치는 내용들이 좀 있었다.

_’민주주의를 이루었기 떄문에 경제적으로 번영한 것일까, 아니면 경제가 발전했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어느것도 먼저가 아니다. 이 둘은 선순환 관계에 있다.’ 이 부분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본 내용과 비슷한데, 우리나라가 포용적인 정치제도를 얻어냄으로써 포용적인 경제제도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물론 경제발전 시작은 민주적이지 않았지만)

_부림사건부터 YH사건, 노조설립 등등 이후 이어지는 여러 민주화관련 사건들은 [운명이다]에서 보았던 내용들이다. 직접 겪은 참가자로서 노무현 대통령이 서술한 사건들에 대해 유시민 작가가 역사가로서의 관점에서 전후 배경들과 함께 서술해 놓은 것을 보니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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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북정책에 있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당시까지 적대적이기만 했던 대북관계를 처음으로 유화적으로 바꿔놓았다. 그와 더불어 북방외교를 통해서 사회주의 국가들과도 수교를 시작했다. 작가는 이것이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했다는 판단에서, 북한을 ‘제거해야 할 위협’이 아닌 ‘관리해야 할 위협’으로 시각을 바꿈으로써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시절까지 그러한 기조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_타당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대북관계를 실제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끈 것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위협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서 대북정책을 적대적인 방향으로 전면 수정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한국 내부적으로는 분명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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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혹여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앞선 내용들보다도 에필로그를 먼저 읽어보길 바란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역사 인식이 잘 드러나 있고 인상적인 부분도 많았다. 우리 현대사에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사고들이 많았고, 그것의 근본 원인은 부정부패나 무사안일주의 등 사회에 뿌리박힌 잘못된 인식과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한국이 경제적, 문화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이 합리적인 역사인식과 문제에 대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_’만약 필요한 혁신을 제때 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는 극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사회적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_’핵심은 시민들이 자신의 욕망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관리하면서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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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진보, 민주화의 관점에서 쓰인 60년대부터의 한국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싶다면 이 책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