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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Sep 15. 2018

화폐의 몰락

북리뷰-경제

#화폐의몰락 #제임스리카즈


1. 국제 금융 시스템이나 화폐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언제나 흥미롭다.(음모론들을 포함해서) 여러 굵직한 금융위기들이 발생할 때마다 자본의 탐욕, 화폐시스템의 몰락 등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 책도 그런 부류 중의 하나다.


2. 이 책은 화폐시스템이 도전을 받은 이런 저런 사례들을 나열하고,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 것이고 국제 화폐시스템이 결국 붕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설명들이 그렇게 친절한 편은 아니어서, 기본적인 경제용어들이나 개념들에 대해 알고 있어야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3. 자신의 경험담들을 썰풀듯이 써놓은 부분이 많은데, 책 자체가 구조가 잘 짜여진 편은 아니라서 내용이 좀 산만한 느낌이 있다.


4. 경제 관련 주제에 대해서 비관론자의 말은 언제나 과소평가되곤 한다. 이 책도 전체 시스템의 붕괴를 이야기하고, 결론적으로 금을 사야한다고 주장하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소 극단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니, 좀 너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2008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경기부양을 해왔고, 앞으로 이런저런 금융위기나 침체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한 번 눈여겨 볼 만한, 읽어서 나쁠 건 없는, 딱 그 정도의 책인 것 같다.


5. 인상적인 부분은 통화시스템 붕괴이후 대안에 관한 부분이었다. IMF의 SDR과 금을 이야기하는데, 금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현재의 화폐시스템 상에서도 금은 여전히 매력적인 안전자산이며, 시스템 자체의 붕괴는 시간의 문제일 뿐 기정 사실이며, 그 때를 대비해서 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_이를 뒷받침하며 저자는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점점 늘리고 있으며, 대부분 뉴욕에 보관된 금 실물을 위기상황을 대비해 자국으로 옮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몰랐던 부분이라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고, 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수긍이 어느정도 가는 부분도 있었다.


6. 또 재미있게 본 부분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동시에 나타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부분이었다. 양적완화정책 이후 뿌려진 돈의 양에 비해 미국의 물가상승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달러가 대거 해외로 유출되어 인플레이션 수출이 진행중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실제로는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데, 정부가 인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디플레이션을 가리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7. 제법 오래 진행된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전략으로 미국은 최근 점차 금리를 인상하는 추세다. 통화 발행을 통한 경기부양에 대해 저자는 굉장히 부정적인 입장이고 그 근거로 여러 초인플레이션 사례들을 나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여러 요인들로 시장에 돈이 흘러들어오고,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게 읽었다.


8. 솔직히 산만하고 재미는 없는데, 한 번 쯤 읽어볼 가치는 있는 책인 것 같다.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의 글을 오랜만에 봐서 신선한 면도 있었고, 읽으면서 잊었던 경제학 지식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돼서 나쁘지는 않은 책이었다. 또 앞으로 어떤 곳에 돈을 투자함에 있어서 화폐가치의 변화도 고려를 해야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화폐제도에 관련된 중심적인 내용들 외에도 세계 경제의 향방에 대해 생각해 보는 데 참고로 삼을 내용도 제법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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