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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Aug 21. 2018

데미안

북리뷰-소설

#데미안 #헤르만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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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미안은 싯다르타보다 더 분명하게 자전적이고 내면에 집중한 성장소설이다.


2. 소설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를 괴롭히거나 가르침을 주는 모든 등장인물은 자기 자신의 일부분이다. 그래서 일어나는 사건들보다 주인공의 내면의 성찰이나 성장에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사건 자체가 많지도 않지만)


_헤르만 헤세의 소설 자체가 대체로 이런 식인 것 같다. 그래서 사건의 흐름으로 보려고 하면 좀 졸리다. 수레바퀴 아래서도 보다가 중간에 관뒀었는데, 그래서 그랬던 것 같다.


3. 처음에는 종교소설인 줄 알았다. 싱클레어는 여러 방황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보이는 한 인물의 그림을 그리는데, 데미안의 모습 같기도 하고, 자기자신 같기도 하고, 남자인 듯 여자인 듯한 인물이다. 그래서 그 인물이 예수나 하나님과 같은 절대자로서의 신을 이야기하는 줄 알았다. 그건 아니었고, 자기 자신의 완성된 자아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다. 역시 헤세는 동양스타일.


4. 소설 싯다르타와 닮은 점이 많았다. 한 인물이 여러 사건들과 방황을 겪으면서 성장해나가는 점이 그랬고, 결국은 누군가가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 스스로의 성찰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것이 그랬다. 좋은 소설이다.


5. 크로머, 데미안, 베아트리체, 피스토리우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바부인으로 이어지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좋은 성장소설로 마무리되나 했는데, 막판에 전쟁터라니. 그렇다. 데미안은 시대소설이었다. 에바부인까진 좋았는데, 전쟁 에바쎄바...


6. 역시 중심을 관통하는 철학은 내 평소의 생각과 비슷해서 재미있게 잘 읽었다.


_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_명문이다. 많은 고난과 충동과 갈등이 있지만, 결국 우리는 알을 깨고 하나의 세계를 무너뜨리며 태어나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7. 헤세는 젊고 열린 사고의 소유자였던 것 같다. 기독교 기반의 서양 사회에서 태어난 작가가 종교를 이야기하면서도 이런 개인주의적인 가치관을 가졌다는 것이 싯다르타를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놀라운 느낌을 받았다.


8. 소설 속 세상은 현재 내가 살고있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의미없이 생각없이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는 다수의 대중이 있고, 많은 고민을 하는 내가 있다. 소설의 결말처럼 우리도 원하던 곳은 아니지만 전쟁터 속에 살고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안의 데미안, 피스토리우스, 에바부인을 찾으며 자유와 사랑, 행복을 좇아 살아야 하지 않을까.


9. 여담이지만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다가 그만 둔것도 주인공이 너무 찐따같아서 지루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싱클레어도 거의 신경쇠약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병약하고 찐따같은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작가가 찐따였음에 틀림없다. 찐따도 내면의 성찰을 통해서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도 항상 깨어있고 내면의 성찰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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