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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Aug 22. 2018

싯다르타

북리뷰-소설

#싯다르타 #헤르만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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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래바퀴 아래서를 예전에 보다 말았었는데, 우연히 싯다르타를 완독하게 됐다. 시대배경이나 작가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 없이 읽었다. 여전히 배경지식은 없긴 하지만 읽고 흥미가 생겨서 데미안도 바로 이어서 완독했다.


2. 당연히 실존인물 석가모니의 일대기가 주 내용일 거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아니었다. 석가모니 고타마 싯다르타를 고타마와 싯다르타라는 두 인물로 나눠 놓은 픽션이었다. 다 읽고나니 왜 나눴는 지 알 것 같다.


3.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 싯다르타의 깨달음을 향한 좌충우돌 성장스토리다.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람에도 불구하고 출가해서 불교에 귀의하여 깨달음을 얻고자 했으나, 당대 최고의 불교 지도자 고타마의 설법을 듣고서 그것을 믿는 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세속의 삶으로 들어간다. 기생 카마라와 관계를 맺고 상인의 밑에 들어가서 큰 부를 거머쥐기도 하지만, 허무함을 깨닫고 이전에 만난 적 있는 뱃사공을 찾아간다. 그리고 뱃사공과 함께 일을 하면서 강을 바라보다가 결국 깨달음을 얻게 된다.(결국은 부잣집에서 태어나 고매한 가치를 좇다가 결국 할 건 다 하고 말년에 다시 고매한 가치를 찾는다는 얘기.. 부럽다)


4. 소설 줄거리는 저렇긴 한데, 전반적으로는 궁극적인 깨달음을 향한 내면의 고민이나 성장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사건 위주의 소설이 아니라서 좀 지루하기도 함) 내 생각에 작가 본인이 내성적이고 혼자 생각이 많은 성격이고, 그러다보니 서양 기독교 사회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동양적인 사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치열하게 의심하고 고민하는 타입인 것 같다.


5. 같이 출가했던 친구인 고빈다는 고타마의 설법을 듣고 그의 제자가 되어 남겠다고 결정하지만, 싯다르타는 자신만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난다. 자신이 스스로 깨우치고 진정으로 내면으로부터의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불교를 믿는다고 한들 맹목적인 믿음을 강조하는 서양종교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6. 일찍이 고타마의 설법으로도, 세속의 부와 쾌락에도 진정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던 싯다르타는 돌고돌아 강물을 보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물론 뱃사공의 말이나 강물 자체에서 느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는 쾌락과 부가 좋은 것이 아님은 브라만의 자식으로 태어나 출가를 할 때 부터 이미 알고있었다. 직접 그 모든 것을 겪고 나서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되는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는 스스로 성찰해서 얻은 깨달음을 중시하고 있고, 그래서 동양사상에 끌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7. 이런 생각은 내 가치관과 굉장히 비슷해서, 소설의 흐름 자체는 지루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재미있게 읽었다.


8. “어느 기생이 오랫동안 나의 스승이었고, 한 부호 상인도 나의 스승이었고, 몇사람의 노름꾼도 나의 스승이었네. 그렇지만 나는 그 누구에게서보다 이 강에게서 배웠네.” 그 강은 자기 자신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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