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잘 견디고 계신가요?
여자에게 기댈 곳은 어디인가?
명절 스트레스 잘 견디고 계신가요?
물론 명절이 모든 여성들에게 피하고 싶은 날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힘드실거에요.
결혼을 한 사람이든 하지 않은 사람이든 나름의 힘든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여자들에게 더 힘든 현실!
주위를 둘러보면 세상은 아직 변하지 않았다 생각됩니다.
연휴의 대부분을 시댁에서 시댁 식구들과 보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힘든 노동에 듣기 싫은 잔소리까지 감내하는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가끔은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라디오를 틀어놓고 생활을 많이 합니다.
아마 직장에 다닐때부터 습관이 된 것 같아요.
라디어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나를 위로해주었고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늘 힘이 되었죠.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거든요.
명절이 지나면 명절 에피소드로 사연이 쏟아집니다.
듣고 있으면 눈물과 웃음이 납니다.
올 추석엔 어떤 사연들이 있을까 궁금하네요.
어릴 때가 생각이 납니다.
아버지는 장손이라 명절때가 되면 먼 친척들도 모두 저희집으로 모였더랬죠.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계실때까지 어머니는 정말 힘든 명절을 보내셨어요.
명절이 아니더라도 매달 제사가 있었는데
명절 때는 손님들이 모두 다른 시간에 들이닥쳐 하루에 다섯번도 넘게 밥상을 차리셨거든요.
그럴때마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가끔 능력있고 바쁜 여자들은 시댁에 가지 않아도
도톰한 돈봉투 내밀며 명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아주 극소수겠죠.
동서지간에 마음이 맞지 않으면 이 또한 스트레스일거에요.
누구는 힘들게 일하고 누구는 요령 피우며 쉬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들...
제 주위에도 이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거든요.
저희 어머니는 고통스런 시집살이를 하셨기에
본인은 그런 시어머니가 되지 않겠다 다짐하셨습니다.
명절때 며느리가 오기 전에 음식준비를 다 하시고
설겆이도 왠만하면 본인이 다 하십니다.
어디가서 시어머니 욕하는 게 싫으셔서 그런답니다.
이왕 좋은 맘 먹은 거 '며느리도 딸이다'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꼭 명절때가 아니더라도 여자들에게 힘든 순간은 자주 찾아옵니다.
그럴때마다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는 게 가장 서러운 일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기대며 살아가야 할까요?
내 속을 모르는 남편에게? 자식에게?
아닙니다.
나로서 살아가게 해주는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에 기대야 합니다.
'그걸 모르나? 애 때매 그런거지'
맞습니다. 대부분 아이 때문에 일을 놓게 됩니다.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많이 보시죠?
얼마 전 첫째 딸 강미선이 회사를 그만둘까말까 고민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설마, 회사 그만둘 건 아니지?'
저는 혼자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랐습니다.
'그래도 세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회사 그만둔다고 쓰실 거 아니죠?'
작가님께 마음으로 바라고 또 바라며...
저의 걱정은 결국 현실이 됩니다.
너무 가슴아팠습니다. 왜? 왜!
회사를 그만두고 양육비에 보태기 위해 마트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엄마 가슴에 대못박고...
결국 현실을 넘어선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너도 그렇지?"
"나도 그래."
"우린 다 그래."
우리 여자들은 이렇게 다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선택을 하고 비슷한 후회를 합니다.
얼마 전, 최고 학벌을 가지고 좋은 직장에 다니던 한 여성분이 제게 물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둘까 말까 고민이에요."
"왜요?"
"너무 오래다녀서 그런가 지겨워서요."
"절대 그만두지 마세요. 힘들게 공부해놓구선!"
"그만두면 후회할까요?"
"당연하죠!"
그 여성분은 저와 잠깐 이야기를 나누며 퇴사에 대해 다시한 번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단절된 경력을 이전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습니다.
회사가 지겨워 회사를 그만두면 삶이 지겹고 싫은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깨닫고 배우고 그건 맞는데
'경력단절'을 통한 시행착오는 줄어들길 바라며...
저 역시 육아를 위해 퇴사를 했기 때문에 너무 잘 알거든요.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얼만큼 후회할지를요.
명절 스트레스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경력단절 이야기를 할까요?
저는 전혀 관계없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 일에 당당한 여자로 살아간다면 명절 스트레스 줄일수 있으니까요.
가족과 아이를 위해 일을 놓은 여자의 희생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으니까요.
시간이 지난 후 알겠더라구요.
결혼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지말아야 할 것들을 잊고 산다는 것을.
시간은 결국 흘러 흘러서 고된 며느리로 살던 시절을 지나 시어머니가 되는 순간이 오겠죠.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의 의식마저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되물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
환경이 아닌 내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