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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영작가 Nov 21. 2019

연애를 통해 알게 되는 것들

결혼과 출산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

 얼마 전 유튜브 채널에 <결혼과 출산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 시간과 감정과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맞춰주지 않기 때문에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다. 하지 않는다고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다. 연애도 마찬가지지만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려면 연애를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연애도 결혼도 귀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만약, 정말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난대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까?”


 

 아니라고 했다. 결국,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를 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다. 정말 마음을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없는 시간도 내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에게 맞춰주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20대 때 연애를 많이 했다. 첫 눈에 마음에 들어왔던 사람도 있었고 처음엔 별로였지만 몇 번 만나면서 좋아하게 된 사람도 있었다. 사실, 첫 눈에 둘이 함께 반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힘든 일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허점이 아닌, 장점을 찾으려는 마음을 먼저 갖는다면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연애를 하면서 내 성격이 가진 문제가 뭔지 알 수 있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할 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이별 후에 깨닫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기 위해 스스로를 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모가 난 부분을 다듬고 다듬어 조금은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헤어질 때,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알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이 누구였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J는 잘 지내고 있을까? 첫 눈에 반했다며 그날부터 아주 오랫동안 날 사랑했던 사람. 내가 버리지 않았다면 죽는 순간까지 날 사랑했을 그 사람에게 미안했다고 말하고 싶다. 나에게 쓴 마지막 편지를 끝내 전해주지 못하고 멀어진 사람. 나는 이렇게 어리석어서 늘 후회를 남기지. 왜 소중한 것은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는 걸까? 하지만 나는 J를 만나면서 이기적이지 않은 사랑을 배웠고 사랑이 주는 고통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 누구도 자신에게 없는 것을 남에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킬 수 없는 사람은 타인을 지킬 수 없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힘든 순간이 오면 도망가기 바쁜 사람이 있고 어떤 절망적인 순간에도 사랑을 지켜내려는 사람이 있다.

 기쁠 때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사랑’이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사랑, 그게 뭐라고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만드는 건지. 한 가지 분명한 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에선 빛이 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니 결혼과 출산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죽는 순간까지 일하며 사랑하며 살아가는 인생,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https://www.youtube.com/watch?v=mR9-oerh-CA&t=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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