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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지영작가 Dec 01. 2019

비오는 일요일 아침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하루

 나는 일요일마다 6시에 일어나 외출 준비를 하고 강남으로 간다. 필요한 공부를 하기 위해 큰 맘 먹고 일요일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오늘 세 번째 날이다. 비오는 일요일 아침, 거리의 풍경은 새로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늦잠을 자는 시간에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지하철은 한산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책을 읽는 기분이 좋다. 집에 가는 지하철 안은 분위기가 아침과는 다르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서서 책을 읽으니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할머니에게 말한다.


 “책을 읽는 사람도 있네.”


 책을 들고 서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한 듯 쳐다보고 계셨다. 어떤 책을 읽는 지 궁금한 것 같았다. 나는 요즘 지하철을 자주 탄다. 고전 소설 한 권을 손에 들고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에,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으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특히 재미난 고전 소설을 읽으면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배움이 있는 곳은 공기가 다르다.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해진다. 큰 맘 먹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쓰담쓰담 해준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고 배우는 하루는 즐겁다. 덤으로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게 된다. 어떤 고충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주고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내가 쓴 책을 가져와 좋았던 구절에 밑줄을 긋고 내게 말해주는 친구도 있었다. 고마웠다. 


 나이가 꽤 많으신 분에게 정말 작은 도움을 드렸는데 환하게 웃으시면서 나를 안아주신다. “사랑합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품이 따뜻하고 좋았다. 무언가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마음이 열려있고 긍정적이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마음이 따뜻하다. 온기가 전해지는 공간에서 보내는 하루가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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