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맞아?"

유행어가 드러내는 우리 정신의 일단

by 마머

얼마 전부터 자주 눈에 띄는 "이게 맞아?"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 우리 사고방식의 중요한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표현은 보통 어떤 일어난 일, 사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사용됩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 모종의 준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 부당하지 않냐고 호소하는, 그런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이 말과 짝패를 이루는 다른 말은 "그건 아니지"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다", "아니다", 이 두 말이 우리가 사태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세상에는 일이 그렇게 돌아가야 마땅한 어떤 정해진 틀 같은 게 있다고 이미 상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개별 상황이 이 틀에 "맞는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것입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할 이상의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글을 읽을 때 댓글도 같이 살펴본다고 합니다. 흔히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불리는 인터넷 공간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맞아?"라고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찾는 일이 온라인 세상에서 매일 이루어집니다. 어떤 사람이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건 아니지" 소릴 들을 만한 행동을 한 사례가 있으면 온라인 커뮤니티에 두루 공유되어 욕을 먹게 됩니다. 물론 많은 경우 정말로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가 벌어졌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기긴 합니다. 반대로, 사실관계 파악이 제대로 안 된 채로 오해 때문에 억울하게 인터넷 멍석말이를 당하는 사례도 많겠지요. 저는 그런 억울한 사례가 많으니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비난은 자제함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다만 모종의 규범에 따라 "이게 맞는지" 판단하고 경우에 따라 비난하는 사태가 매우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짚어두고 그 사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위에 링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콘텐츠를 매일 보는 사람의 비율이 약 60%입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이나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고, 그 와중에 "이게 맞아?" "그건 좀 아니지" 류의 판단이 이뤄지는 상황에 계속 노출됩니다. 그러는 동안 나도 "그건 좀 아닌" 행동을 하지는 않을지 신경 쓰게 되고, 거기에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 경향이 강화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자기 검열은 동시에 자기 (자유의) 제한이 됩니다. 제한은 불만을 낳게 되고요. 불만은 잠재적 공격성을 강화하고, 이 공격성은 분출될 적절한 대상을 만나면 터져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적절한 대상은 많은 경우 온라인 공간에서 접하게 되는 타인들의 "그건 좀 아닌" 행동들이겠지요. 거기에 같이 돌을 던지며 공격적 충동을 해소하면 인터넷 공간에는 또 하나의 콘텐츠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욕먹어 마땅한 행동을 한 놈을 고발하는 글과, 그 글에 달린 댓글들 (던져진 돌들) 이지요.


이 일련의 사태가 반복되면서, 그리고 그 반복을 사람들이 계속 접하면서 "이게 맞아?"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참조해야 하는 모호한 규범의 덩치도 점점 커져가는 듯합니다. 삶의 공간을 가득 채운 비대한 규범에 치여 사람들은 좁은 공간에 작게 웅크리게 됩니다. "맞다, 아니다"에 밀려 "좋다, 싫다"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꿈 (장래희망) 개념과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