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장래희망) 개념과 노동

by 마머

직업 선택의 자유에 따라, 장래희망이라는 개념도 생겨나게 되었다. 특정 연령 미만의 인간에게 노동을 부과하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이 되고, 특정 연령이 되면 비로소 자신이 사회 속에서 할 일을 선택하는 시스템이 안착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이되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만 하게 되었다. 어린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일은 이제 거의 완전히 일반화되었다. 그리고 '꿈'을 갖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해진다. 꿈은 어떤 '대단히 좋은 것'의 위치로 격상되며, '꿈을 위해 노력한다'는 서사는 늘 달짝지근한 음악과 행복에 잠긴 목소리의 나레이션으로 포장되곤 한다.


그런데 늘 간과되는 부분은, 직업선택의 자유 속에서 그 '꿈'으로 선정되는 직업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가령 학교 식당에서 밥 하는 사람, 컨베이어벨트 앞에 앉아 특정 조립 공정을 반복하는 사람, 대형 마트에서 짐을 나르는 일을 하는 사람, 김밥천국 종업원, 영화관에서 티켓 파는 사람 등은 장래희망으로 선정되지 않는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있다. 노동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뭔가를 생산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 행위 중 많은 것들은 지겹고 재미없는 일이다. 그러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그 일들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열 명 내외의 구성원을 가진, 현대적 도시와는 격리된 자연속의 소규모 공동체를 상정해보자. 그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식량을 얻어야한다. 농지를 경작해야하고, 옷도 세탁해야 하고, 요리도 해야하고, 설거지도 해야하고, 집안 청소도 해야하고, 수확을 하면 탈곡도 해야하고, 추워지면 땔감도 구해야하고, 곡물과 채소가 부족하다면 사냥도 해야한다. 이 일들을 그 사람들은 각자의 적성과 능력, 취향 등에 따라 최대한 적절하게 분배하여 함께 해 나갈 것이다. 필요와 필요의 충족이라는 지극히 근본적인 프로세스는 공동체의 규모가 커져도 동일하다.


이런 시각에서, 노동이라는 것은 자신을 포함한 사회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지금의 직업-꿈 개념에는 이런 기본적 고려가 결여돼있다. 인간에게 필요한 일을, 좀 하기 싫어도 나누어서 해야하고, 그것이 노동이라는 생각이 전제된 것이 아니라, 무엇이건 자신이 즐거이 할 수 있는, 하고싶은 일을 골라서 한다는 생각이 기본이 되어있다. 필요한 뭔가를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즐거워서 하는 일 —가령 내 경우 기타연주, 그림 그리기, 글씨 쓰기, 친구들이랑 먹고 마시고 떠들기 등— 은 필요가 충족된 이후 남는 시간에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인간이 노동하지 않아도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가 인간이 필요로하는 것들을 전부 생산할 수 있다면 다들 띵가띵가 놀기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사람이 일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분명히 인간의 기술은 많이 발전했고, 발전한 기술 덕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사람은 자신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여전히 사람들이 일을 해야만 하긴 하지만, 그것들을 다 같이 나눠서 한다면 극히 적은 시간만을 필요에 따른 노동에 투입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2012.11.08


그리고 2025년 지금의 사회에서는 필수생산활동에 드는 노동력이 점점 줄면서 예상되는 대규모 실업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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